상단여백
HOME K-history 해외탐방
“1600km 달려야 하는 한 표”…재외선거 개선 요구 확산
[클릭] 해외 거주자 선거 관련한 동영상

외국민의 투표 참여 현실을 조명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재외선거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재외동포청이 공개한 캠페인 영상은 해외 유권자들이 겪는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최근 유튜브 채널 ‘동포on’을 통해 ‘투표하기 참 힘들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게시 열흘 만에 조회 수 18만 회를 넘어서는 등 빠르게 확산되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상은 재외국민과 국내 유권자의 투표 환경을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태국 푸켓에서 출발해 밤새 약 800km를 이동해야 투표할 수 있는 재외국민 가족의 여정과, 집에서 800m 거리의 투표소를 산책하듯 찾는 국내 유권자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며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이어 투표 참여를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벽을 짚으며 우편투표와 전자투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다. 영상은 “거리는 달라도 한 표의 무게는 같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해당 영상은 실제 재외국민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태국 푸켓에 거주하는 정철인 씨는 지난 2024년 총선 당시 방콕까지 이동해 투표에 참여했다. 왕복 약 1600km에 달하는 거리로 이는 서울과 부산을 네 차례 오가는 수준이다. 정 씨는 영상 댓글을 통해 “훨씬 더 어려운 환경에서도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제도가 개선돼 더 많은 재외국민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는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재외동포청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진행 중인 공모전에도 다양한 체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두 개의 국경을 넘어 이동하거나 중동 사막을 가로질러 투표소를 찾은 사례, 2박 3일 일정을 짜야만 투표가 가능한 경우, 임신 중에도 아이를 데리고 투표소를 찾은 사연 등 극한의 여정이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재외선거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멀리 타국에서도 고국을 생각하는 동포들의 마음이 무관심에 가로막히지 않기를 바란다”, “공약으로 제시된 만큼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 “재외국민도 산책하듯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참정권이 아니라 대장정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이처럼 험난한 투표 여정이 더 이상 미담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 국민인 재외국민의 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국회와 관계 기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5년 기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재외국민 유권자는 약 197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투표 참여 인원은 10만 명에서 20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재외선거 투표율은 가장 높았던 대선에서도 약 10%에 그쳤다. 이는 제도적 한계와 접근성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유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