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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무량사 대웅전 모습 |
미국 하와이에 위치한 무량사 주지 도현 스님이 불기 265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봉축사를 발표하고, 전 세계가 갈등과 혼란 속에 놓인 시대일수록 부처님의 자비와 평화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현 스님은 하와이 호놀룰루 무량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오늘 우리는 이 땅에 가장 거룩하고 자비로운 빛으로 오신 부처님의 탄생을 봉축하기 위해 모였다”며 “하와이의 맑은 바람과 눈부신 햇살도 오늘만큼은 온 세상을 비추는 부처님의 무량한 자비광명이 되어 우리 모두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하와이가 한국 이민 역사와 깊은 연관을 가진 상징적 공간임을 강조했다. 그는 “123년 전 낯설고 물선 이국땅에 도착한 우리 이민 선조들은 뜨거운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노동을 견디며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며 “그 외롭고 고단했던 삶 속에서 후손들의 정신적 기둥이 되어준 곳이 바로 무량사였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무량사가 존재하기까지는 선대 큰스님들과 불자들의 지극한 신심과 원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선대 영가들께 깊은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올린다”고 전했다.
도현 스님은 봉축사에서 부처님 탄생 시 전해지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이 말씀은 부처님 한 분만의 존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본래 고귀하며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지녔다는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 사회가 물질문명의 발전 속에서도 갈등과 전쟁, 환경 파괴, 인간 내면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부처님은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이라는 삼독심에 빠진 중생들에게 본래의 밝고 청정한 마음을 깨우쳐 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고 말했다.
이날 봉축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하와이의 대표 정신인 ‘알로하(Aloha)’를 불교의 자비사상과 연결한 대목이었다.
도현 스님은 알로하의 의미를 “친절과 부드러움(Akahai) 조화와 화합(Lokahi) 기쁨과 온유함(Olu'olu) 겸손(Ha'aha'a) 인내와 자비(Ahonui)”라고 설명하며 “이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자비희사의 사무량심과 육바라밀 정신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를 조건 없이 환대하고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끼며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알로하 정신이야말로 하와이 땅에서 피어난 부처님의 자비정신”이라고 밝혔다.
도현 스님은 또 “우리는 오늘 머리에 연등을 밝히듯 마음의 연등도 밝혀야 한다”며 “내 가족과 내 이웃만이 아니라 다른 문화와 인종, 나아가 모든 생명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동체대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정으로 돌아가 남편과 아내 자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부처님오신날의 참된 실천”이라며 “이웃의 슬픔을 위로하고 상처받은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걸어 다니는 부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도현 스님은 “무량사가 하와이 땅에서 지친 영혼들의 쉼터이자 길 잃은 이들에게 바른길을 비추는 등대가 되도록 더욱 정진하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들의 가정에 부처님의 무량한 자비와 가호가 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축원했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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