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불안 그리고 고립감이 깊어지는 시대에 종교계가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다. 단순히 종교적 가르침을 전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경청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명존중 운동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오는 6월 14일 오후 4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마음 Knock 생명 Talk’ 국민마음회복 생명살림 캠페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우울과 불안 그리고 사회적 고립으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돌보고 생명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종교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종교인들이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경청’을 중심에 두고 기획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자살률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우울감 경험률은 공동체적 돌봄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종지협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나 방법 이전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관계와 공간이라고 판단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의 핵심 프로그램은 ‘Talking and Listening’이다. ‘당신이 말하면 우리가 듣겠습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7개 종단에서 선발된 종교인 경청자 70명이 시민들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참가자들은 삶의 고민과 감정 그리고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으며 종교인들은 조언이나 평가 대신 온전한 경청과 공감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돕는다.
이번 행사에는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그리고 원불교 성균관 천도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국내 주요 종교단체들이 함께 참여한다. 종교와 종파를 초월해 생명의 가치와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공동대표의장인 진우스님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판단 없이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며 “종교계가 함께 마련한 이번 자리가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경청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며 현재의 마음 상태를 돌아보는 ‘마음 처방전’을 비롯해 색채를 활용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인 ‘컬러테라피’ 그리고 감정을 온도로 표현하는 ‘감정온도계’ 체험이 마련된다.
또한 소리와 진동을 활용해 심신의 안정을 돕는 ‘싱잉볼 명상’과 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소감을 나누는 ‘마음 나누기’ 공간 그리고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도 운영된다. 청계천 수변 산책로와 연계된 ‘마음 치유존’에서는 7개 종단이 준비한 명상과 성찰 콘텐츠를 체험하며 도심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개막식에서는 7개 종단 대표들이 함께 참여하는 생명존중 선언 세리머니도 진행된다.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개화 퍼포먼스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종단 간 화합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정부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행사는 종교가 시민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이야기를 먼저 듣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존 종교 행사와 차별화된다. 경쟁과 속도 그리고 성과 중심의 사회 속에서 지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종교계가 사회적 갈등과 정신적 고립이 심화되는 시대에 ‘경청’이라는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캠페인이 우리 사회에 생명존중과 공감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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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Knock, 생명 Talk’ 국민마음회복 생명살림 캠페인 메인 포스터 |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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