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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삼겹살의 기원과 《환단고기》의 진실: 집단 기억이 증명하는 역사의 퍼즐

최근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에 실린 한 식품인류학자의 칼럼이 외식업계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아시아 음식문화의 권위자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가 추적한 ‘대패삼겹살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다. 주 교수는 대패삼겹살이라는 일상적 메뉴의 탄생을 밝히기 위해 특정 개인의 상표권 주장이나 일방적인 독점적 기억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거시적 상황과 미시적 유물을 정교하게 엮어낸다. 1970년대 냉동육 유통 체계, 일본에서 도입된 육절기의 보급,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알루미늄호일의 유행, 그리고 1980년대 주머니가 가볍던 대학생들의 집단적 경험이라는 수많은 퍼즐 조각이 맞물릴 때 비로소 대패삼겹살이라는 하나의 ‘역사적 실체’가 증명된다는 논리다.

이러한 인류학적·역사적 방법론은 비단 음식 문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주류 사학계로부터 ‘위서’라는 공격을 받아온  역사서 《환단고기(桓檀古記)》의 진서 가능성을 역설하는 가장 과학적이고도 명쾌한 논리적 근거가 된다. 역사의 진실이란 골방 안의 독단이 아니라, 시대적 조건의 일치와 공동체의 집단 기억 속에서 발견되는 법이기 때문이다.

주 교수가 강조한 이 ‘퍼즐 맞추기’의 논리를 《환단고기》에 투영해 보자. 주류 학계는 《환단고기》가 1979년 이유립이라는 한 인물에 의해 급조된 창작물이라고 폄훼한다. 그러나 이 책은 안함로의 《삼성기》, 원동중의 《삼성기》, 이암의 《단군세기》, 범장의 《북부여기》, 이맥의 《태백일사》 등 수백 년의 시차를 둔 서로 다른 인물들의 기록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만약 이 책이 후대에 정교하게 위조된 소설이라면, 각기 다른 시대의 제도, 사상, 도구적 배경이 서로 충돌하며 모순을 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환국에서 신시배달국,단군조선, 북부여와 고구려와 대진국에서 고려까지 이어지는 거시적 맥락과 오성취루(다섯 행성이 일렬로 모인 현상) 같은 미시적 천문 기록은 실제 고대 동아시아의 자연·역사적 상황이라는 퍼즐과 무서울 정도로 정교하게 일치한다. 파편화되어 전해지던 고대사의 기억들이 《환단고기》라는 텍스트를 통해 비로소 완벽한 역사의 퍼즐로 완성되는 것이다.

또한, 주 교수는 역사적 현상을 ‘발명(Invention)’과 ‘발견(Discovery)’으로 엄격히 구분한다. 인위적인 개입으로 만들어낸 것은 발명이지만, 환경적 조건 속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현된 문화는 발견이며, 이는 인간 공동체가 공유하는 집단 기억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패삼겹살은 특정인의 발명품이 아닌 대중의 발견이다.

《환단고기》가 전하는 환국, 배달국, 단군조선의 장구한 역사는 근대의 어떤 지식인이 뇌내망상으로 지어낸 '발명품'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만주 벌판과 한반도, 대륙을 무대로 수천 년간 삶을 영위해 온 우리 민족이 동아시아 문명의 여명기 속에서 온몸으로 겪고 '발견'해낸 ‘집단 기억의 축적’이다. 5권을 한권으로 묶고 목활자본,필사본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일부 후대적 표현이 있을지언정, 그 안에 흐르는 광활한 문명적 영토와 우주관,신관과 인간에 대한 철학과 그 깊이는 개인이 뚝딱 발명해낼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초월한다. 대중의 기억이 모여 대패삼겹살의 사회적 실체를 증명하듯, 문헌과 유물 속에 흐르는 민족의 무의식은 《환단고기》가 담고 있는 고대사의 실체를 향해 수렴하고 있다.

영상 후반부에서 주 교수는 한국 음식(K-Food)이 세계적인 힘을 갖게 된 원동력으로 '셰프(chef)의 권위로부터의 자유로움'을 꼽았다. 엄격한 정통성을 강요하는 프랑스나 중국 요리와 달리, 한국의 소비자들은 불판 위에서 고기를 구운 뒤 스스로 김치와 밥을 볶아 새로운 맛을 창조해 냈다. 이러한 '응용성과 다원성'이야말로 민중이 주도한 진짜 문화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주 교수는 하나의 유행으로 모든 식당이 획일화되는 것을 경계하며, "자기의 철학을 가지고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아야 한다. 중화 사관과 식민 사관의 틀 안에서 철저히 통제된 주류 강단 사학은 오직 '그들만의 권위'를 인정하라고 강요한다. 마치 셰프의 허락 없이는 식탁에서 밥을 볶아서는 안 된다는 서구식 교조주의와 닮아 있다. 그러나 《환단고기》는 식민주의적 사학이 그어놓은 반도 사관의 통제선을 과감히 넘어서, 우리 민족이 주체가 되어 고대사를 해석하고 응용할 수 있는 '역사 다원성'과 '역사 주권'의 길을 열어준 책이다.

철저하게 가위질당한 관찬(官撰) 기록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 민중들이 구전하고 필사하며 목숨 걸고 지켜온 야사(野史)의 기록이야말로 박제되지 않은 역사의 생명력을 증명한다.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볶음밥이 오늘날 K-푸드의 핵심이자 진정한 실체가 되었듯이, 강단의 권위 밖에서 민간이 지켜온 고대사의 기록인 《환단고기》야말로 우리 역사 서사의 주체성과 뿌리를 증명하는 가장 위대한 '진서'로 대접받아야 마땅하다. 역사란 지키는 자들의 철학이 담긴 집단 기억의 요람이기 때문이다.

GPT생성 이미지

참고 영상 :  음식인류학의 최고 권위자가 대패삼겹살의 기원을 밝힌다! https://www.youtube.com/watch?v=HpcFmuET6Dc 

 

박찬화 전문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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