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AI 기본사회' 정책을 논의하던 중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언급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소수가 첨단 기술을 독점하는 것을 넘어, 전 국민이 공평하게 혜택을 누리는 사회가 곧 홍익인간 정신의 현대적 실천이라는 해석이다. 나아가 국산 AI 모델에 '홍익이'라는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하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에서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한 것은 무척이나 반갑고 뜻깊은 통찰이다. 첨단 기술의 발전 방향성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과 철학에서 찾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처럼 건국이념의 깊은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는 대통령이기에, 지난해 개천절의 빈자리는 더욱 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025년 10월 3일, 제4357주년 개천절 경축식은 많은 이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국무총리의 대독 행사로 마무리되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단상에 올라 홍익인간 정신을 역설했지만, 국민이 진정으로 보고 싶었던 장면은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민족의 뿌리를 기억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이었다. 수십 년간 대통령 없는 행사로 격하되며 국가적 무게를 잃어온 개천절의 씁쓸한 관행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던 정부에서도 그대로 반복된 것이다.
개천절은 단순한 전통 명절이나 휴일이 아니다. 한민족이 '하늘이 열렸다'는 신념 아래 첫 국가를 세우고 공동체의 도덕적 기준을 정립한 민족사의 영적인 탄생일이다. 무엇보다 남과 북이 분단된 작금의 현실에서, 단군왕검의 조선으로부터 이어지는 개국 이념은 체제와 이념을 초월해 남북이 공유할 수 있는 강력한 민족적 공통 자산이다. 북한이 단군릉을 복원하고 '단군민족론'을 내세우는 것만 보아도, 개천절은 얽힌 남북관계를 정신적·문화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드문 접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생과 약자, 공정과 개혁을 강조해 왔다. 진정한 통합과 개혁은 경제 정책이나 외교적 수사를 넘어, 국가의 근원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자긍심을 하나로 모으는 상징적 행동에서 출발한다. 'AI 기본사회'의 핵심 철학으로 '홍익인간'을 소환한 대통령의 통찰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그 위대한 이념이 태동한 개천절 단상에 대통령이 직접 서야 한다. 뿌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으며, 진짜 리더십은 말이 아닌 상징적인 행동으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아쉽게도 대통령 없는 허전한 무대였지만, 2026년 올해는 다르기를 바란다.
올해 개천절,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서서 ‘홍익인간’의 이념이 오늘날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 천명하고, 민족 통합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장면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선언이 될 것이다.
국가의 과거와 미래, 남과 북, 노인과 청년, 진보와 보수를 하나로 잇는 일—그 출발점은 바로 하늘이 열린 날, 개천절을 새롭게 준비하는 것이다. 이제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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