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다시 나타난 나한상이
지켜보고 있는 것은
나일까, 나의 세상일까
나한상은 그저 미소만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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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오랜 세월을 버텨낸 영월 창령사 석조 나한상의 온화한 얼굴을 마주한 순간, 비로소 이 시의 영감이 찾아왔습니다.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침묵 속에 자비로운 미소를 잃지 않는 나한상의 모습은, 바쁘고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구원과 위로를 건네는 듯했습니다. 이에 유구한 시간의 굴레를 넘어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난 나한상을 통해 삶과 존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 나한상은 유구한 시간의 깊이를 넘어 시공간을 초월한 자비와 평온의 상징으로 존재합니다. 나한상이 지켜보는 대상을 ‘나’라는 개인적 존재와 ‘나의 세상’이라는 넓은 삶의 지평으로 확장하며, 인간이 품는 근원적 질문과 번뇌의 가치를 짚어보려 했습니다. 묻고 방황하는 우리 앞에 그저 조용히 미소만 짓고 있는 나한상의 태도는, 삶의 수많은 정답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에게 조용한 안식과 묵직한 가르침을 전달합니다.
나한상의 미소가 담고 있는 깊은 여운과 그 정적 속 의미에 집중하여 작품을 감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끊임없이 의문과 고뇌를 던지는 인간의 시선과 그저 온화하게 바라보는 나한상의 시선이 대비를 이루며 정서적 안도를 선사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이 디카시를 접하는 모든 이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과 세상을 따스하게 응시하는 자비로운 휴식의 시간을 얻기를 바랍니다.
김영익 시인: 시집《아름다운 사기를 알아채다》/ ▶유튜브 <김상무의 시와 노래 충전소>
김영익 시인 tanky123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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