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색조 화장을 한
63빌딩이
미륵보살님처럼 서서
강물을 배웅한다
![]() |
[시인의 노트]
한강 변을 거닐다 석양을 받아 황금빛과 노을빛으로 물든 63빌딩을 바라보며 이 시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거대하고 고즈넉하게 서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배웅하는 빌딩의 모습에서 거친 세월 속에서도 세상을 보듬는 관촉사 은진미륵보살의 자비로운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차가운 콘크리트 마천루가 가득한 현대 도시 서울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견뎌내는 현대인들에게도 저마다의 구원과 위로가 필요함을 절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문명과 자연, 그리고 종교적 성스러움이 도심의 한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노을빛 색조 화장을 입은 빌딩을 거대한 은진미륵으로 재해석하여, 바쁘게 흐르는 강물과 같은 우리의 삶을 말없이 묵묵히 지켜보고 안아주는 따뜻한 구도자의 시선을 담고자 했습니다. 각박한 도심 속에서도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언제나 우리 곁을 지키는 든든한 평온과 위로의 존재가 있음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한강이라는 현대적 공간과 은진미륵이라는 전통적·불교적 상징이 대조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에 주목해 주시길 바랍니다. 단순히 빌딩과 노을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흐르는 강물을 배웅하듯 우리 모두의 하루를 따뜻하게 배웅하고 응원하는 감성적 포인트를 함께 느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시를 통해 삭막하게만 느껴지던 도심의 풍경이 따스한 휴식과 구원의 공간으로 새로이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김영익 시인: 시집《아름다운 사기를 알아채다》/ ▶유튜브 <김상무의 시와 노래 충전소>
김영익 시인 tanky12387@gmail.com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문국’ 망령의 부활인가… 남원문화원은 누구를 위한 역사를 가르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