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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위로주김영익 시인의 힐링 디카시 5

나도 멋진 벽화 하나
남겨 보려 품 좀 잡다가
그만 날 샜어


새벽 참이슬이 다가와

위로주 한 잔을 내주더군

 

 

[시인의 말]

새벽녘, 벽을 타고 올라온 보랏빛 꽃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 꽃들이 오래된 벽에 남겨진 작은 벽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도 그날은 멋진 벽화 하나쯤 남겨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아 한참을 머뭇거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밤이 지나고 새벽이 찾아왔고, 결국 아무것도 그려내지 못한 채 날을 새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실패했다는 생각보다, 꽃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듯했습니다. 밤새 피어 있는 꽃과 새벽의 이슬을 바라보니 ‘참이슬’이라는 익숙한 이름(소주?)이 문득 떠올랐고, 그것을 술 한 잔으로 겹쳐 보았습니다. 멋진 작품 하나 남기지 못한 시인에게 새벽이 건네는 위로주라 생각하니, 조금은 우스우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시에서 ‘벽화’는 꼭 그림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며,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하는 창작자의 욕망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써 남기려 하지 않아도 벽에는 이미 꽃들이 스스로 아름다운 흔적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작품은 뜻대로 되지 않는 밤에도 삶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작은 위로를 건넨다는 이야기를, 꽃과 새벽과 한 잔의 술을 빌려 가볍게 풀어본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영익 시인/ 시집《아름다운 사기를 알아채다》▶ 유튜브 [김상무의 시와 노래 충전소] https://www.youtube.com/@kimyoungik-poemsong /블로그 [시 한 잔 건네기] (https://blog.naver.com/kimyoungik-)

 

김영익 시인  tanky123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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