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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 “치열하게 살아가는 재외동포는 고국의 자부심”… 전 세계 한인에 응원 메시지이순신 3부작 마친 김한민 감독, <칼: 고두막한의 검>으로 잊혀진 북방 고대사 깨운다

한문화타임즈는 국내외 주요 한인 행사에 맞춰 연 1~2회 지면 신문을 발행하며 재외동포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지는 데 힘쓰고 있다. 이번 한인주간에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취재언론으로 참여해 주요 문화 이슈와 인천의 역사적 가치를 담은 8면 신문을 선보였다. 국가나 유관기관으로부터의 일체 지원 없이 이어온 이번 발행에는 한국 역사를 영화로 풀어온 김한민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를 담았다. -편집자 주-

 

이순신 3부작을 선보인 김한민 감독이 영화 <칼: 고두막한의 검>으로 고구려 멸망 이후 북방 대륙의 격동을 스크린에 담는다. 김 감독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신작의 제작 현황과 기획 의도, 한국 고대사의 세계적 콘텐츠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아울러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와 한인회장, 한상들에게 연대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AI생성이미지의 도움을 받음.

Q : 지난 3월 촬영을 시작하셨습니다. 현재 제작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으며, 관객들은 언제쯤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A : 지난 2026년 3월 첫 삽을 뜬 촬영은 6월 30일부로 모든 크랭크업(촬영 종료)을 마쳤으며, 현재 후반 작업의 핵심인 편집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편집이 완료되면 CG(컴퓨터그래픽), 사운드 믹싱, 음악 등 영화의 완성도를 극대화할 후반 공정들을 빈틈없이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모든 제작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2027년 여름 극장가에서 관객 여러분과 강렬하게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 이순신 3부작을 마친 뒤 고구려 멸망 이후의 시대로 눈을 돌리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다음 작품으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A : 고구려 멸망 직후의 북방 대륙은 수백 년간 이어온 단일 체제가 붕괴한 '거대한 혼돈의 시대'였으며, 동시에 새로운 역동성이 태동한 시기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삼국시대를 한반도라는 지리적 틀 내로 국한하여 신라 중심의 통일로만 바라보곤 합니다. 그러나 시선을 북방 대륙으로 확장하면, 오랜 통일 국가가 분열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해'라는 또 다른 통일 국가가 건국된 경이로운 역사를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역사적 공백 뒤에 숨겨진, 대륙을 다시 하나로 묶어낸 우리 민족 고유의 저력과 에너지를 영화적 스토리텔링으로 반드시 증명해보고 싶었습니다.

Q : 고대사의 영역을 다루시면서, 역사적 상상력과 엄밀한 고증 사이의 무게중심을 어떻게 조율하셨습니까? 사료의 공백을 채우는 영화 창작자로서 가장 경계하거나 고심하셨던 지점은 무엇이었습니까?

A : 저는 역사학자가 아닌, 역사라는 매력적인 캔버스 위에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재미를 그려내는 영화적 스토리텔러입니다. 의상과 미술 등 시각적인 영역에서는 고증을 최우선적 토대로 삼되, 영화적 허구성과 캐릭터의 입체성을 살리기 위해 유연한 변주를 주었습니다. 고증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이야기의 생동감'에 집중한 것입니다.
다만, 이번 작품에서 가장 치열하게 고심한 지점은 사료에서 사라진 '고대 한국어의 재정립'이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는 중세 한국어의 뿌리를 추적해 고대 한국어를 창조적으로 재구성했으며, 당시 대륙을 호령하던 돌궐어, 몽골어, 중국어 등을 사실감 있게 구현해 내는 데 창작의 많은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영화 '칼: 고두막한의 검'의 배우 박보검(왼쪽)과 주원.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고스트스튜디오

Q : 영화가 고구려와 그 이전의 한국사를 세계에 알리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A : 영화 <칼: 고두막한의 검> 속 기억을 잃은 무사 '칠성'은, 곧 찬란했던 고대사를 망각한 우리 민족의 초상과도 같습니다. 칠성이 자신의 기억을 되찾고 시대적 소명을 완수해 나가는 극적 여정은, 역사의 파편을 맞춰나가며 민족의 웅장했던 기상을 회복하는 과정에 대한 거대한 은유입니다. 이 작품은 그동안 주류 세계사에서 소외되었던 우리의 북방 고대사를 전 세계에 명확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나아가 중국 중심의 편향된 역사관을 탈피해 대륙의 진정한 주역이 누구였는지를 알리는 글로벌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Q :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가운데, 우리 고대사도 세계 관객에게 통할 이야기라고 보십니까?

A : 한국의 고대사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매료시킬 만한 원초적이면서도 세련된 모티브가 무궁무진한 '스토리의 노다지'입니다. 할리우드의 마블 스튜디오가 북유럽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적인 메가 히트작을 탄생시켰듯, 우리의 고대사 속 인물과 신화 역시 무한한 확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사극 장르에만 갇힐 필요가 없으며, SF나 판타지 등 장르적 변주를 통해서도 충분히 글로벌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지금, 우리의 독창적인 고대사 IP가 세계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할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Q : 이번 영화로 보여주고 싶은 한국 역사문화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A : 정형화된 문화적 매력을 넘어, 위기 속에서 더욱 강력하게 발현되는 '우리 민족의 위대한 통합의 DNA'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 변곡점마다 자의든 타의든 혹독한 분열과 파괴를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절망의 순간마다 초인적인 응집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하고 거대한 통합을 이뤄냈습니다. <칼: 고두막한의 검>은 시련을 극복해내는 민족의 강인한 생명력과 통합의 에너지를 가장 역동적인 비주얼로 관객들에게 전달할 것입니다.

Q : 재외동포, 세계한인회장과 세계한상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A : 고국을 떠나 낯선 타지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는 것은 상상 이상의 엄청난 에너지를 요하는 숭고한 여정입니다. 자신의 사유를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치환해 소통하는 매 순간만으로도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치열한 삶 속에서도 민족의 뿌리와 역사를 잊지 않고 살아가시는 재외동포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고국에게는 큰 자부심이자 존경의 대상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서로 연대하고 힘을 보태어 주시기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찬화 전문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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