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차세대 한인 리더들이 인천 송도에 모였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성장한 이들은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나누며 한인 정체성을 다음 세대로 이어갈 방안과 모국과의 협력 방향을 모색한다.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은 9월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2026 세계한인차세대대회(FLC)’가 개막했다고 밝혔다. 세계한인주간을 계기로 마련된 이번 대회는 10월 1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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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세계한인대회 통합개회식 |
이번 대회에는 27개국에서 25~45세 차세대동포 리더 59명이 참가했다. 언론·인권·의료·복지·법률·금융·인공지능(AI)·비정부기구(NGO)·청년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참가자들은 각국 동포사회의 현안을 공유하고, 모국과 차세대동포를 연결하기 위한 정책을 직접 제안한다.
참가자들의 삶에는 이주와 정착의 역사, 정체성에 대한 고민, 동포사회를 향한 실천이 담겨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쌓아 온 역량을 공동체와 나누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브라질에서 참가한 김세미 씨는 금융권에서 17년간 근무한 뒤 현재 아마존 웹서비스(AWS) 선임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한인 후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엔젤투자그룹 ‘1004.group’을 설립해 한인 창업가와 투자자를 연결하고 있다.
김 씨는 “다음 세대에게 한인 정체성은 당연한 상속이 아니라 매력적인 ‘초대’가 되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의 한인사회를 배우고 라틴아메리카의 경험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물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세대가 스스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카자흐스탄의 발레리 공 씨는 고려인 강제이주의 첫 정착지로 알려진 우슈토베에서 태어났다. 현재 카자흐스탄 17개 도시의 고려인 청년들이 참여하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청년연합(MDK)’ 의장으로 교육·취업·창업·리더십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공 씨는 “중앙아시아 고려인 청년들의 역량을 세계와 연결하고 싶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카자흐스탄 고려인 청년들과 세계 각국의 차세대동포가 지속적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마쓰다 미키 씨는 일본인 아버지와 재일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뒤 자신의 한국계 배경을 알게 됐다. 현재 기자로 일하며 민단 청년회와 인권 관련 NGO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마쓰다 씨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연대와 공생’으로 다음 세대를 키우고 싶다”며 “서로 다른 이주 역사를 가진 동포사회의 사례를 재일한인사회의 세대 간 이해와 다문화 공생 활동에 접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참가한 유혜민 씨는 어린 시절 이민을 떠나 두 문화의 언어를 경험하며 성장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의 한인 의료·복지 비영리기관에서 일하며 한국어로 진행하는 암 환자 지원모임을 직접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유 씨는 “각국의 공공·보건·복지 현장에서 활동하는 동포들을 만나 배우고 싶다”며 “이번 대회에서 접한 사례를 미국 한인사회의 의료·복지 안전망을 넓히는 데 활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회에서는 이러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동포사회의 미래를 위한 정책 논의가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세계 각국의 청년정책 사례, 모국과 차세대동포를 연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 동포 자녀 세대를 위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모델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특히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은 다양한 이주 배경을 지닌 다음 세대가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모국과의 유대를 이어가기 위한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각국의 생활환경과 세대별 경험을 공유하며 동포사회에 필요한 교육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차세대동포 경제인과 국내 중소기업 경영인이 만나는 ‘Next Gen Business Connect’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지역별 차세대대회 활동 사례 발표, 차세대동포 간 라운드테이블, 재외동포청장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대회 기간 논의한 정책 제언은 마지막 날인 10월 1일 종합해 발표한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차세대동포는 각자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로 대한민국과 세계를 잇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이번 대회에서 나온 차세대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고, 여기서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각국 동포사회에서 계속 이어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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