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제주의 풍경 뒤에는 오랜 세월 섬을 일구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오름과 곶자왈, 해안 마을과 해녀의 삶을 역사와 지리의 시선으로 함께 읽는 책 두 권이 나왔다.
해냄에듀는 9월 29일, 해녀의 날을 기념해 『줌인 지역사 01: 제주』와 『줌인 지역지리 01: 제주』를 함께 출간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지리 교사들이 직접 현장을 걷고 자료를 살펴 집필한 ‘줌인’ 시리즈의 첫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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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지리와 역사를 담은 두 권의 책 |
두 책은 교과서의 짧은 서술만으로 충분히 알기 어려웠던 지역의 역사와 삶을 구체적인 장소와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주제별 읽을거리에 질문과 탐구 활동, 답사 자료를 더해 독서가 수업과 현장 체험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줌인 지역사 01: 제주』는 제주역사교사모임의 최종원·강우인·권순환·장덕민·최수연·황재윤 교사 6인이 집필했다. 15개 주제를 통해 탐라의 탄생과 해양 활동부터 중앙 정부와의 관계 변화, 유배 문화와 출륙금지령, 민란과 항일운동, 제주 4·3 사건, 국가 주도 개발과 생태·시민운동까지 제주의 시간을 따라간다.
특히 제주 4·3 사건을 다루면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겪은 상처와 오랜 침묵, 진상 규명과 회복의 과정을 함께 살핀다. 이를 통해 과거의 사건이 오늘날 제주사회에 남긴 기억과 과제를 생각하도록 이끈다.
책 뒤에 수록한 ‘쌤메이드 지역사 여행’은 읽은 내용을 실제 장소에서 되짚어 볼 수 있는 답사 안내다. 제주 시내, 조천–구좌, 애월–한림–한경, 서귀포–안덕–대정, 성산–표선 등 5개 코스로 구성해 지역별 역사 현장을 연결했다.
『줌인 지역지리 01: 제주』는 제주 지리교사들의 자발적 연구 공동체인 탐라지리교육연구회의 변유철·박윤경·신민영·양영훈·정지훈·홍현주 교사 6인이 썼다. 19개 주제에 걸쳐 화산섬의 형성과 오름·곶자왈, 바람과 파도가 빚은 해안, 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을 살핀다.
이 책에서 제주의 풍경은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삶이 오랜 시간 맞물려 형성된 공간으로 다뤄진다. 일러스트와 지도·도표, 사진을 곁들여 지리적 특징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가보자! 지리여행’은 독자가 책에 등장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현장에서 눈여겨볼 특징을 살피도록 안내한다. ‘해보자! 지리활동’은 제주에서 배운 개념과 사례를 자신이 사는 지역과 일상에 적용해 생각하고 표현하도록 구성했다.
두 책을 함께 읽으면 같은 장소와 삶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진다. 해안을 따라 자리 잡은 마을의 입지와 생활환경을 지리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출륙금지령 아래 섬사람들이 겪었던 삶의 제약을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해녀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두 분야의 만남이 드러난다. 지역지리 편은 바다를 깊이와 지형에 따라 구획된 ‘바당밭’으로 읽으며 일해 온 해녀들의 노동 세계를 보여 준다. 지역사 편은 야학에서 글을 배운 잠녀들이 오일장에서 시위에 나선 항일 투쟁의 기록을 전한다. 바다에 대한 지식과 공동체의 삶, 역사의 주체로 나선 여성들의 경험이 서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성도 특징이다. 주제별 질문과 탐구 활동, 답사 자료는 학교 자율 시간과 지역 연계 교육과정,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 현장 체험 등에 활용하도록 마련됐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주민의 삶을 함께 살펴보는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도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했다.
김육훈 전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추천사에서 “역사쌤이 들려주는 ‘줌인 지역사’ 시리즈가 그 지역의 학생과 시민은 물론, 우리 역사의 다채로움을 체험해 보려는 모든 독자에게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윤신원 서울 성남고등학교 교사이자 전 전국지리교사모임 회장은 “제주 지리교사들이 현장을 누비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사진과 지도,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로컬 가이드와 함께 제주를 여행하는 듯합니다”라고 평했다.
두 책의 감수는 박찬식 전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이 맡았다. 해냄에듀는 제주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의 역사와 지리를 담은 ‘줌인’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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