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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75개국 한국어 학습자 3,715명 도전… 세종학당 말하기·쓰기 대회 성료이란 마르잔 하끼·베트남 응우옌 바우 짜우 대상 영예… 한글날 제정 100돌 맞아 한국어와 한국문화로 세계 잇는다
‘2026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쓰기 대회 현장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아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어 실력을 겨루고 한국을 향한 특별한 애정을 나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와 세종학당재단(이사장 전우용)은 지난 7일 경기도 화성시 푸르미르호텔에서 '2026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 결선을 개최했다.

올해 대회에는 전 세계 75개국 178개 세종학당에서 총 3,715명의 학습자가 참가했다. 치열한 예선과 심사를 거쳐 선발된 우수 학습자 20명은 '내 마음속의 한국'을 주제로 한국어 실력을 겨루며 각자의 삶 속에 자리 잡은 한국의 의미를 표현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외국인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평가하는 자리를 넘어 한국어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소통의 매개체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무대였다.

이란 마르잔 하끼, 한국인의 정을 통해 찾은 '마음의 집'

말하기 부문 대상은 이란 테헤란 세종학당의 마르잔 하끼 씨에게 돌아갔다.

마르잔 하끼 씨는 낯선 이방인이었던 자신이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경험하면서 한국을 마음의 집으로 받아들이게 된 과정을 섬세하고 진솔하게 풀어내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어려운 현지 상황 속에서도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네 차례의 어려움을 극복한 끝에 한국에 입국해 대회에 참가한 사연이 감동을 더했다.

마르잔 하끼 씨는 수상 소감에서 "최근 현지 상황으로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제 꿈의 무대인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게 돼 뜻깊다"고 밝혔다.

국가 간 갈등과 국제 정세의 불안이 이어지는 시대에 한국어를 향한 한 학습자의 열정은 언어와 문화가 국경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이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베트남 응우옌 바우 짜우, 한국어로 사람과 사람을 잇다

쓰기 부문 대상은 베트남 호찌민6 세종학당의 응우옌 바우 짜우 씨가 차지했다.

응우옌 바우 짜우 씨는 한국어가 단순히 교재와 책 속에서 배우는 지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소통의 언어로 다가온 경험을 글에 담았다.

심사위원들은 표현의 다양성과 글의 구성, 문장의 정확성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특히 이번 수상작은 한국어를 배우는 과정이 단순한 외국어 습득을 넘어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공감하는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상자 20명 배출… 11명에게 국내 대학 어학연수 기회

이번 결선에서는 말하기와 쓰기 두 부문에서 총 20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말하기 부문에서는 대상 1명, 최우수상 1명, 우수상 7명 등 9명이 수상했으며, 쓰기 부문에서는 대상 1명,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6명 등 11명이 수상했다.

각 부문 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수여됐다.

특히 수상자 가운데 11명은 후원기관과 대학의 장학 지원을 통해 2027년부터 국내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어학연수 기회를 얻게 됐다.

이는 한국어 학습에 대한 열정을 실제 교육 기회로 연결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우수한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과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6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말하기 대회 대상을 수상한 테헤란 세종학당의 마르잔 하끼

한글날 제정 100돌… 역대 최대 360여 명 한국문화 체험

결선 진출자들은 한글날 제정 100돌을 기념해 마련된 '2026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에도 참가한다.

올해 연수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0여 명의 우수 학습자가 두 차례에 걸쳐 참여한다.

말하기 부문 결선 진출자 가운데 8명은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날 전야 행사에 참석해 한국어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나눴다.

이어 한글날인 9일에는 KB금융그룹의 후원으로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둘러보며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종학당재단은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한글날 제정 100돌을 기념하는 특별 스카프를 제작해 참가 학습자들에게 선물했다.

이번 연수는 세계 각국의 학습자들이 한국어를 통해 맺은 인연을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체험으로 확장하는 기회가 됐다.

"100년 전 한글이라는 이름을 선포한 이들이 꿈꾸던 미래"

전우용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이번 대회의 의미를 한글의 역사와 연결해 설명했다.

전 이사장은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운 학습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오늘이 바로 100년 전 '한글'이라는 새 이름을 선포했던 분들이 꿈꾸던 미래"라고 밝혔다.

이어 "연수를 마치고 돌아갈 때 각자의 마음속에 한국에 대한 잊지 못할 장면과 한국어를 계속 배워야 할 이유가 더해져 참가자들이 각자의 나라와 한국을 잇는 가교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 말하기·쓰기 대회를 마치고 단체 촬영을 하는 모습

한편 2026년은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1926년 '가갸날'로 시작된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세종대왕이 백성 누구나 자신의 뜻을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창제한 훈민정음은 580년의 세월을 넘어 이제 세계인이 배우고 사용하는 소통의 언어로 성장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푸드 등 세계적인 한류 확산과 함께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도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쓰기 대회는 한글이 지닌 문화적 가치와 세계적 확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이란과 베트남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학습자들이 저마다의 언어로 살아오다가 한국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자신의 꿈과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한글은 이제 한국인만의 문자를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이어주는 문화적 가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80년 전 세종대왕이 품었던 애민과 소통의 정신이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인연과 가능성으로 꽃피고 있는 것이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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