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은 소리로 호흡을 맞췄고, 가뭄으로 땅이 마르면 함께 비를 빌었다. 대덕 사람들이 고된 일상을 견디고 간절한 바람을 나누던 두 가지 전통이 동춘당에서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덕구(구청장 김찬술)는 대덕문화원(원장 임찬수)과 함께 10월 17일 동춘당 역사공원에서 ‘제1회 대덕구 민속예술 한마당’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덕구가 주최하고 대덕문화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민속예술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공동체의 기억을 나누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의 중심에는 ‘목상동 들말두레소리’와 ‘계족산 무제’가 있다. 하나는 농사일의 고단함을 덜어주던 노동요이고, 다른 하나는 비를 기다리던 주민들의 염원을 담은 기우제다. 모습은 달라도 이웃과 힘을 모아 살아온 삶의 흔적이 두 전통에 나란히 담겨 있다.
오후 1시 순서로 편성된 목상동 들말두레소리는 지금의 대덕구 문평동 일대인 옛 들말 지역에서 농민들이 부르던 소리다. 모찌기와 모심기, 논매기 등 농사 과정마다 함께 부르던 노래와 풍장을 통해 농촌 공동체의 생활문화를 전한다. 여럿이 손발을 맞춰야 했던 들일에서 소리는 일의 흐름을 이끌고 서로를 북돋우는 역할을 했다.
목상동 들말두레소리는 1996년 제37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2002년 대전광역시 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다.
오후 2시에는 계족산 무제를 선보이는 일정이 마련됐다. 옛 회덕 지역에서 가뭄이 들었을 때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며 올리던 의례로, 주민들이 함께 제를 지내고 풍물과 춤, 노래로 간절한 마음을 모았던 문화를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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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2025 모꼬지 대덕 진행사진 (개막식) |
계족산 무제는 전승이 끊길 위기를 겪었지만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복원됐다. 지난해 제66회 한국민속예술제에서는 우수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 지역의 기억을 되살리고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노력이 무대 위 민속예술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한마당은 두 전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관객들은 소리와 몸짓, 의례를 통해 대덕 사람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바랐는지, 어려운 때를 어떻게 함께 건너왔는지 돌아볼 수 있다.
임찬수 대덕문화원장은 “우리 지역의 민속예술에는 단순한 소리와 의례를 넘어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이번 행사가 시민들이 대덕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고, 그 가치를 함께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가연 기자 k-gay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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