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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소리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남혜숙 대표 |
두 차례 암 수술과 투병을 견딘 명창이 다시 관객 앞에 선다. 스승에게 배운 소리를 품고 돌아오는 무대에는 오랫동안 민요를 익혀온 지역 주민들도 함께한다. 본조아리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은평누리 구석구석 아라리요’가 오는 11월 4일 수요일 오후 6시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사단법인 서울소리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2026 은평 지역 문화예술 단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고 김옥심 명창(1925~1988)이 전한 아리랑과 잡가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서 저마다의 사연과 가락으로 이어온 우리 소리를 한자리에서 들려준다.
이번 무대에서 눈길을 끄는 이는 서울소리보존회 대표 남혜숙 명창이다. 김옥심 명창의 수제자인 그는 지난해 스승의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을 마친 뒤 두 차례 암 수술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건강을 회복해 무대로 돌아오는 남 명창은 김옥심제 잡잡가 ‘토끼화상’과 ‘장기타령’을 부른다. 스승에게 물려받은 소리를 다시 관객과 나누는 자리다.
공연은 김옥심 명창이 전승한 아리랑뿐 아니라 조모란, 선우일선, 박월정, 왕수복, 이난영 등 여러 소리꾼이 남긴 아리랑도 조명한다. 주최 측은 1926년 영화 ‘아리랑’을 계기로 널리 퍼진 본조아리랑의 백 년을 돌아보며, 시대를 건너 이어진 노래의 생명력을 관객과 나눈다는 취지다.
한반도 곳곳의 삶이 담긴 토속민요도 무대에 오른다. 돈돌날이 이수자인 최정희 명창은 돈돌날이 보존회 회원들과 함께 함경도 지역의 노래 ‘돈돌날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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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자·원옥순 명창은 강원도 횡성 지역의 고사 소리를 바탕으로 한 ‘비나리’와 경북 선산 지역의 상엿소리를 중심으로 김옥심 명창이 새롭게 구성한 ‘선산애원성’을 노래와 춤으로 풀어낸다. 두 명창은 고고장구 무대도 준비해 공연의 흥을 돋운다.
김옥자 명창은 평안북도 지역의 유흥 잡가 ‘의주 산타령’과 경북 상주 지역의 메나리 소리인 ‘상주 아리랑’을 대금 가락에 어우러지도록 새롭게 구성해 들려준다. 오랫동안 오카리나를 연주해온 김영애 명창은 추억의 가요를 오카리나 선율로 전한다.
서울소리보존회의 전문 예술단체 다듬이 시스터즈(대표 김태점)는 다듬이 타악과 물허벅 소리에 맞춰 ‘함경도 아리랑’, ‘진천방촌 아리랑’, ‘영천 아리랑’을 노래한다. 지난해 김옥심 명창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에서 호응을 얻었던 곡목에 연극적 요소를 더해 소리와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무대를 꾸민다.
전주대사습놀이 민요부 장원 이승은 명창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장수민 소리꾼은 서울잡가 ‘방물가’를 새로운 감각으로 선보인다. 한선순·김영애·위옥금 소리꾼은 안무를 곁들인 잡잡가 ‘구방물가’로 관객을 만난다.
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익힌 소리를 나누는 순서도 마련된다. 은평문화예술회관 민요강습단 장구병창 회원들은 김경순 명창의 지도로 ‘아리랑’, ‘구아리랑’, ‘해주 아리랑’을 잇달아 부른다. 명창들의 무대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보태지면서, 아리랑을 배우고 함께 부르는 오늘의 전승 현장을 보여준다.
남혜숙 명창은 “우리 민족의 DNA를 통해 계승된 아리랑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은평이 아리랑 전승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예술감독과 연출을 맡은 한윤정은 “이번 공연의 궁극적인 목적은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아리랑 정신을 함양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는 서울소리보존회(02-353-5525)로 하면 된다.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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