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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창희 인하대 교수, 제8회 국제포럼서 동북아 평화와 해외동포 언론인의 역할 제시고려 국경선 연구와 『조선사』 번역·해제 성과 공유를 통한 남북 교류협력 가능성 제안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역사·학술교류에서 찾아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치·군사적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 남북이 공통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 연구를 매개로 새로운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남창희 인하대학교 교수는 10월 21일 해외동포언론사협회가 주최한 제8회 국제포럼에서 ‘동북아 평화와 남북 역사교류를 위한 해외동포 언론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급변하는 동북아 국제정세와 한반도 평화의 과제를 진단하면서 역사·학술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한반도 평화의 과제

남 교수는 먼저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동북아 전체의 안보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단순한 양국 간 갈등을 넘어 동북아 국가들의 외교·안보 정책과 경제질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한반도 역시 이러한 국제정세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대화 채널의 단절 등으로 한반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 교수는 이처럼 복잡한 안보환경 속에서 군사적 억지력과 함께 긴장을 완화하고 상호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까

대한사랑 대한학술원장이기도 한 남 교수는 현재와 같이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는 기존의 정치·경제적 접근만으로 교류협력을 재개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남북이 공통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학술교류다.

북한은 역사적 정통성과 민족사 연구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으며, 고대사와 고려사 등은 남북 학계가 학술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다.

실제로 남북은 과거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등을 통해 역사유적을 매개로 협력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선례는 정치적 갈등과 별개로 역사·문화 분야에서 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남 교수는 특히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가 추진해 온 고려 국경선 연구와 조선총독부 편찬 『조선사』 번역·해제 사업의 성과가 남북 역사·학술교류를 위한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고려 국경선 연구와 『조선사』 번역 성과의 활용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는 한국 고대사와 고려시대 국경 문제 등 역사적 쟁점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남 교수는 특히 2017년 러시아 학계에서 제기된 고려 국경에 관한 새로운 연구 성과에 주목했다. 고려의 역사적 강역과 국경 문제는 한국사 연구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남북 학계가 공동으로 검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가 수행한 조선총독부 편찬 『조선사』의 번역·해제 성과도 중요한 학술교류 자산으로 제시됐다.

『조선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방대한 역사자료집으로, 식민사관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원사료 대조를 통해 그 내용과 편찬 과정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는 자료다.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는 국회 여야의 합의로 추진된 관련 사업을 통해 『조선사』 원본 37권을 번역본 46권으로 발간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와 번역·해제 자료를 북측 학계와 공유하고, 고려 국경 문제 등에 관한 공동 학술연구를 제안하는 것이 남북 간 새로운 교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학술자료 교환을 넘어 민족사에 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상호 이해를 넓히고, 장기적으로 남북 간 신뢰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동포 언론, 남북 소통의 가교 역할 기대

남 교수는 이러한 역사·학술교류를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해외동포 언론인들의 역할에도 주목했다.

해외동포 언론은 세계 각국에 형성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동시에, 남북 간 직접적인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술적 관심과 정보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려 국경선 연구와 『조선사』 번역·해제 등 국내 학계의 연구 성과를 해외동포 언론을 통해 널리 소개한다면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남북 역사·학술교류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정치적 대립을 앞세우기보다 역사적 사실과 학술적 성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남북 간 교류의 가능성을 넓히는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역사·문화교류를 통한 동북아 평화의 기반 마련

남 교수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미래와 직결된 과제라고 강조했다.

미중 전략경쟁과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한반도가 갈등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평화적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민간 차원의 교류와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역사·문화 분야의 교류는 정치적 환경의 변화에도 지속 가능한 협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발표는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역사 연구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활용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의 고려 국경선 연구와 『조선사』 번역·해제 성과를 남북이 공유하고, 해외동포 언론이 이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역사·학술교류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화 전문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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