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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가계부에 담긴 어머니의 삶…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가계부’ 개봉성승택 감독이 기록한 어머니의 기억과 가족의 시간… 11월 경기·부산 관객과의 대화 진행
‘어머니의 가계부’ 티저 포스터

어머니가 47년 동안 써 내려간 가계부를 통해 한 가족의 삶과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어머니의 가계부’(감독 성승택, 제작 씨코포레이션, 배급 씨엠닉스)가 10월 28일 극장 개봉했다.

영화는 성승택 감독이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삿짐을 정리하던 중 자개장롱 서랍에서 어머니의 가계부 수십 권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1970년대 여성잡지 부록부터 2000년대 은행 가계부까지, 1969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기록에는 쌀값과 연탄값, 병원비와 학비, 경조사비와 대출 상환 내역이 빼곡히 담겨 있다. 숫자 사이로 가족의 사정과 한 여성의 노동, 산업화 시대를 살아낸 한국 사회의 변화가 드러난다.

감독이 태어난 1972년 3월 1일의 미역과 돼지고기 값, 아픈 아들을 업고 병원으로 향한 날의 ‘병원비 120원’도 가계부에 남아 있다. 가족의 생활을 꾸려 온 어머니의 시간이 일상의 지출 내역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는 또렷하게 남은 가계부의 기록과 치매 초기로 점차 흐려지는 어머니의 기억을 나란히 놓는다. 아들은 가계부에 등장하는 옛집과 도시를 어머니와 함께 다시 걸으며, 숫자 너머에 담긴 어머니의 고단한 삶과 희망을 마주한다.

성승택 감독은 “가계부를 펼치는 순간 처음으로 어머니의 ‘시작’을 보게 됐다”며 “영화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통해 사라져 가는 기억을 붙잡고, ‘어머니’라는 역할 너머의 한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어머니의 가계부’는 2024년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랩 참여를 비롯해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상영, 서울국제노인영화제 초청으로도 관객과 만났다. 영화진흥위원회, 전주영상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제작·기획개발 지원을 받았으며, 2026년 경기콘텐츠진흥원 배급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성승택 감독은 다큐멘터리 ‘옆집’(2016)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BIFF 메세나상(다큐멘터리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싱글 인 서울’ 등 장편영화 15편의 촬영감독으로도 활동해 왔다.

개봉을 기념한 관객과의 대화(GV)도 열린다. 11월 7일(토) 경기인디시네마 롯데시네마 광교에서는 씨네21 정재현 기자가, 11월 8일(일) 부산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관에서는 곽한용 교수(작가)가 진행을 맡아 성승택 감독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의전당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A3 크기의 티저·메인 포스터 현장 증정 이벤트도 진행된다.

전체관람가인 ‘어머니의 가계부’는 가족을 위해 이어 온 어머니의 일상을 돌아보며 기억과 기록, 노후와 돌봄의 의미를 전한다.

 

최유정 기자  susan1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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