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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이 상어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한 마리의 상어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생명과 자유의 의미

“사랑한다면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 생명이 살아갈 세상을 지켜주어야 한다.”

2026년 9월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몸길이 3m가 넘는 흑상어 한 마리였다. 사람들은 그 상어에게 ‘부캉이’라는 정겨운 이름을 붙였다.

부캉이가 나타나자 평범했던 수로는 순식간에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수많은 사람이 찾아와 상어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10월 11일까지 누적 방문객만 약 135만 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가 부캉이를 보며 즐거워하는 동안, 정작 부캉이는 좁은 수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인간에게는 볼거리였지만, 상어에게는 생존의 문제였다.

 

AI 이미지

여기에 첫 번째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자연을 아름답다고 말하면서도 자연을 인간의 즐거움을 위한 대상으로 삼을 때가 많다.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사진을 찍고,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데는 능숙하지만 정작 그 생명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는 뒤늦게 생각한다.

부캉이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이것이 아닐까.

“당신들은 나를 사랑하는가, 아니면 나를 구경하는 일을 사랑하는가?”

두 번째 메시지는 생명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부캉이가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캉이 덕분에 관광객이 몰리고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띠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이유로 한 생명을 좁은 공간에 계속 머물게 할 수는 없다.

진정한 사랑은 붙잡는 데 있지 않다. 떠나야 할 때 떠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데 있다.

세 번째 메시지는 자연이 인간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캉이는 여러 차례 바다로 나가도록 유도되었지만 쉽게 떠나지 않았다. 10월 21일, 처음 발견된 지 33일 만에 수로 밖으로 나왔으나 다시 수로 부근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리고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갔다.  인간은 그물을 치고 길을 만들었지만, 결국 자연의 시간과 생명의 움직임을 존중해야 했다.

네 번째 메시지는 작은 생명 하나가 거대한 공동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캉이는 정치인도, 연예인도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특별한 약속을 한 적도 없다. 그저 물속을 헤엄쳤을 뿐이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을 한자리에 모았다. 가족이 함께 바다를 바라보게 했고, 낯선 사람들이 하나의 생명을 걱정하며 이야기를 나누게 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거창한 구호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한 생명에 대한 순수한 관심과 연민이 사회를 연결한다.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인간만의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캉이는 10월 27일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10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수온이 낮아지면서 더 깊고 넓은 바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정확한 위치와 건강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는 부캉이가 무사히 넓은 바다로 돌아갔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부캉이 한 마리의 안녕을 기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고, 해양생물이 살아갈 환경을 보전하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부캉이는 말 한마디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남겼다.

우리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생명을 정말 존중하고 있는가?

우리가 발전이라고 부르는 문명은 다른 생명에게도 살기 좋은 세상인가?

그리고 우리는 자연을 지배하려는 존재인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인가?

부캉이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메시지는 이것이다.

“나를 기억하는 것보다 내가 살아갈 바다를 지켜다오. 나를 사랑했다면 나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도 사랑해다오.”

부캉이가 떠난 자리에는 수많은 사람의 추억이 남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오래 남아야 할 것은 생명을 바라보는 우리의 달라진 눈길이다.

부캉이가 진정으로 우리에게 남긴 선물은 관광객의 숫자가 아니라, 잠시 잊고 살았던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했다는 데 있다.

 

 

 

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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