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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음 ‘ㅁ’이 ‘망했다’의 낙인이 될 수는 없다: 대중문화와 아이돌의 ‘밈 책임감’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고, 문자는 그 생각을 세상과 잇는 소통의 다리다. 특히 훈민정음 자음 ‘ㅁ(미음)’은 입술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로, 모든 말소리가 시작되고 터져 나오는 인간의 입(口)을 상징한다. ‘마음’, ‘믿음’, ‘희망’, ‘미래’, ‘목숨’처럼 우리 삶을 지탱하는 가장 본질적이고 따뜻한 단어들이 모두 이 네모반듯한 ‘ㅁ’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최근 걸그룹 리센느(RESCENE)와 관련된 유행 속에서 자음 ‘ㅁ’을 ‘망했다’의 축약어로 소비하는 현상이 번지고 있다. 특정 상황이나 반응을 가볍게 희화화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인터넷 밈(Meme)이라 할지라도, 자음 하나에 부정과 체념의 낙인을 찍어 유행시키는 행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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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과 K-팝은 이미 국경을 넘어 전 세계 청소년과 대중의 언어 습관, 나아가 사고방식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친다. ‘요즘 애들 장난’ 혹은 ‘팬덤 내부의 유희’라는 핑계로 무분별한 축약과 부정적 프레이밍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수만 가지 긍정적이고 풍부한 언어의 모태가 되는 자음 ‘ㅁ’이 단지 어감이 주는 즉각적인 자극 때문에 ‘망했다’라는 파괴적인 단어로 고착화된다면, 이는 우리 언어 생태계에 대한 심각한 오염이자 훼손이다.

언어의 파괴는 필연적으로 사고의 축소와 부정적 정서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일상에서 매 순간 마주하는 글자 ‘ㅁ’을 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실패와 좌절, 조롱의 뉘앙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문화가 과연 건강한가. 대중의 시선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아이돌 그룹과 그 기획사는 자신들이 생산하거나 소비를 조장하는 ‘밈’에 대해 무거운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재미와 화제성만 좇다가 우리말의 본래 가치와 긍정적 파동을 갉아먹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리센느를 비롯한 대중문화 주체들은 이제 밈 하나에도 품격과 절제가 필요함을 자각해야 한다. ‘ㅁ’은 결코 ‘망했다’의 받침이나 머리글자로 머물러선 안 된다. 그것은 ‘마음’이어야 하고, ‘만남’이어야 하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한 ‘믿음’이어야 한다. 우리말 자음 하나조차 가벼운 조롱거리로 소비되지 않도록, 대중문화의 성숙한 자성과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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