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변주로 수를 놓는
향 연기에서
우주의 소리를 듣는다
부처도 노자도
저 우주의 울림을 들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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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어둠이 내려앉은 공간, 향로 위에 가느다란 향 하나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향 끝에서 피어오른 연기는 푸른빛을 머금은 채 위로 솟구치다가 이내 둥글게 휘고, 서로 얽히며 기묘한 형상을 만들어 냅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허공에 무한한 변주의 선율을 그려 놓는 듯합니다. 그 모습을 오래 바라보다가 연기의 움직임 속에서 우주의 소리를 떠올렸습니다.
연기는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형태를 바꿉니다. 한순간에는 물결처럼, 다음 순간에는 생명체의 몸짓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 무수한 변화 속에 우리가 미처 알아듣지 못한 우주의 울림이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부처도 노자도 향 연기처럼 고요히 마음을 열고, 저 우주의 깊은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는 상상이 시의 마지막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작품에서 향 연기는 단순히 사라지는 연기가 아니라, 무한한 세계를 눈앞에 펼쳐 보이는 매개입니다. 검은 배경 위에 푸르게 피어오르는 연기의 곡선과 향로에 남은 작은 불빛은 고요하면서도 신비로운 대비를 이룹니다. 눈으로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귀가 열리고, 독자 각자의 우주가 저마다의 소리로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김영익 시인
시집《아름다운 사기를 알아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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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시인 tanky123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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