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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에서 마을까지, ‘글빛장흥’이 이은 문학과 일상 |
장흥 용동마을 서원섭 이장이 마을변사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 10월 31일 빠삐용ZIP 영화당에서 열린 ‘1961년에서 온 편지’에서다. 서 이장이 참여한 변사극 ‘마부’는 ‘2026 구석구석 문화가 있는 날’ 사업으로 진행된 ‘글빛장흥 여행자 우체국’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진 글빛장흥은 문학과 예술을 매개로 작가와 독자, 주민과 지역예술가를 연결했다. 책방과 전시공간은 물론 학교와 아동센터, 마을과 돌봄 현장으로 찾아가 주민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문화를 접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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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에서 마을까지, ‘글빛장흥’이 이은 문학과 일상 |
문학 프로그램은 작품을 읽고 듣는 데서 직접 쓰고 나누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빠삐용ZIP ‘영화로운 책방’에서 열린 이승우 소설가 북토크에는 주민과 인근 지역 독자들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작품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남은 문장을 함께 읽으며 엽서에 생각을 적었다. ‘글감옥 나를 마주하는 문장 여행’에서는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글로 옮겼다.
오랫동안 지역을 기록해 온 주민예술가의 작업도 소개됐다. 5월 열린 서승옥 작가의 사진전과 토크콘서트에서는 장흥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과 작가가 수집한 카메라를 함께 선보였다. 관객들은 사진 속 풍경과 함께 그 풍경을 기록해 온 시간을 살펴봤다. 전시는 행사 이후에도 3주간 이어졌다.
마을에서는 주민에게 익숙한 이야기와 이웃의 얼굴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용반마을에서 장연화의 공연팀은 용호정 이야기를 트로트극으로 풀어냈다. 박성완·노여운 작가는 주민들과 마주 앉아 얼굴을 그렸다. 지역예술가들이 마을의 삶을 공연과 그림으로 옮기고, 주민들은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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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에서 마을까지, ‘글빛장흥’이 이은 문학과 일상 |
참여자의 연령과 생활 여건에 맞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장평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은 한복 디자인과 목공, 엽서 쓰기로 생각을 표현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정자에 모여 공연과 얼굴 그림을 즐겼다. 장흥군노인전문요양센터에서 진행한 ‘쉼표 우체국’은 돌봄종사자들이 만들기 활동에 참여하며 잠시 자신의 휴식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프로그램을 여러 생활 현장으로 넓히고 무료로 운영한 점은 문화행사장을 찾기 어려운 주민들의 참여를 도왔다. 한곳에 관객을 모으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머무는 곳마다 서로 다른 문화 활동을 마련한 것이다.
장흥을 찾은 관광객들도 참여했다. 장흥초등학교 프로그램과 이승우 북토크, 서로살장과 연계한 ‘가을우체국 손끝공작소’ 등에서는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만들기 활동을 했다. 지역의 학교와 책방, 장터가 주민의 일상과 여행객의 경험이 만나는 자리가 됐다.
글빛장흥은 문화체육관광부·전라남도·장흥군이 주최하고 전남문화재단·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했다. 장흥 작가의 문학, 주민이 쌓아 온 기록, 지역예술가의 창작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함께 즐길 문화의 폭을 넓혔다.
마지막 무대에 선 마을 이장의 목소리처럼, 올해 사업에서는 주민이 관객이자 창작의 주체로 참여했다. 책방에서 시작된 만남이 마을과 돌봄 현장으로 이어지며 주민과 예술가, 지역기관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남겼다.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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