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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재원의 『땅이름의 허와 실』 - 달구벌과 반월성 그리고 서울과 쇠불

대구의 달구벌은 닭벌의 변음이고 달성공원은 ‘닭구공원’이며, 월성도 ‘닭성’ ‘달구성’이다.
 
월성과 달성은 같은 뜻이다. 원래 야생 닭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었다. 닭은 ‘달욱達旭’ ‘달구’이며 해를 돋아나게 하는 새이다. 김알지의 탄생지인 계림鷄林도 ‘닭벌’ ‘달구벌’이다. 또 다른 설은 경주 월성이 초승달 같다하여 신월성이라 하고 반월성은 반달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그밖에 포천에 고구려성인 반월산성이 있고 개성에는 고려성인 반월성이 있다. 포천은 고구려 때 ‘마홀馬忽’이다. ‘마’는 물이며 ‘물골’이다. 한내라는 큰 물길을 안고 있는 지역이다. 연천도 고구려 때 ‘마련현麻連縣’이며 ‘마’역시 물이다. 여기저기 물길이 연결되는 곳이다.

서울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벌판 새벌이 서벌, 서라벌, ‘서울’이 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또 새울타리의 ‘새울’과 눈울타리의 ‘설울’에서 서울이 되었다고 한다. 또 삼각산의 ‘세뿔’에서 ‘세불’ ‘서불’ ‘서울’이 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국가의 성립 조건 중에서 중요한 것이 쇠를 다루는 풀무 병기창의 설치이다. 쇠로 무기를 만드는 대규모 대장간 시설이 없으면 수도가 아니었다. 이 대장간이 ‘쇠를 다루는 불간 즉 ’쇠불간‘이다. 이 ‘쇠불’이 ‘쇠벌’이 되어 경주의 ‘금성金城’이 되었다. 즉 ‘쇠불’이 쇠벌, 서벌이 되어 서라벌이 되었고 그 ‘쇠불’이 서불, 서울이 되었다. 즉 수도 ‘서울’은 대장간인 쇠불 병기창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라는 말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농사에서 중요한 것이 농기구 제작이고 국방의 주요조건이 병장기의 제작이기 때문이다.

상고시대의 수도首都이름은 ‘부도符都’라고 하였다. 하늘의 뜻에 부합하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그 당시는 제기 같은 그릇이 없었으므로 음식을 담을 도구가 없었다. 그저 두 팔을 벌려 하늘을 향해 천제를 지내던 시대였다.

그 후 도자기를 구워 제기로 사용한 시대의 수도 이름을 ‘도하陶河’라고 하였다. 흙 반죽을 하고 물레를 돌리려면 풍부한 물이 필수조건이므로 도요지는 원래 강을 끼어야 발달할 수 있다. ‘도하’는 도요지가 있는 곳이다. 여기서 ‘하’는 물을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넓은 벌판이라는 뜻이 있다. 백두산의 관문인 ‘이도백하二道白河’라는 말도 넓은 벌판이라는 말이다. 쇠불 대장간이 갖추어지면서 수도가 부도에서 도하로, 도하에서 서울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훈민정음연구소 반재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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