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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학준의 『한桓 명상』 - 텃밭 가꾸는 재미

보름째 이어지고 있는 삼복의 폭염으로 한반도가 가마솥처럼 달구어져 숨쉬기가 곤란할 지경이다. 오늘이 입추(立秋)이니 더위도 한풀 꺾이리라. 어제는 새벽같이 집근처 텃밭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텃밭 생명들은 잎이 시들시들 늘어져 있다. 물을 흠뻑 주고 나니 벌써 햇볕이 작열하기 시작한다.

텃밭에는 고추 여섯 그루와 호박 세 그루, 가지 세 그루, 토마토 여섯 그루, 오이 세 그루, 그리고 수박과 오이 각각 한 그루가 땡볕아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오이와 가지를 따서 손으로 만져보니 육질이 물컹거린다. 폭염으로 과열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시작한 텃밭 가꾸기는 금년이 이태 째 난다. 그야말로  왕초보 텃밭 농사꾼인 셈이다.

 국조전 일로 시간에 쫒기다가 파종을 유월 초하루에 겨우 하였다. 파종 시기를 놓친 것이다. 그래도 정성을 다해 거름과 물을 준 덕분에 수박 한그루와 참외 한그루만 죽고 나머지는 잘 자라주었다.

어제까지 애호박과 단호박은 세 번째 수확을 하였는데 첫 번째 딴 단호박 2개는 때마침 집을 방문한 아내 후배들에게 선물을 하였다. 이번에 딴 단호박 2개와 애호박 1개, 고추, 방울토마토 몇 개, 오이 3개는 귀한 분에게 선물하려고 한다.

텃밭을 가꾸어보니 땅은 참으로 부지런하게 기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정성을 들여 거름하고 물주고 가꾼 만큼 땅은 결실로서 정직하게 보답한다. 《단군세기》의 염표문(念標文)에 보면 “천진(天眞一)  지근일(地勤一)  인협일(人協一)”이 나온다. ‘하늘은 참됨으로 하나 되고, 땅은 부지런함으로 하나 되고, 사람은 협동함으로써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만물을 생육하는 땅의 덕이 아니면 하루도 생명을 지탱할 수 없는 것이다.

작년부터 호박과 고추는 시장에서 구입하지 않고 텃밭에서 싱싱한 것을 따다 먹고 있다. 참외와 수박은 생전 처음 심어 보았는데 참외는 2개가 달렸고 수박은 1개가 열려 지금은 제법 굵어졌다. 수박이 빨갛게 익으면 수고해준 국조전 형제들을 초대해 함께 나누어 먹을 생각이다. 이러한 재미있는 상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흐뭇해진다. 텃밭 가꾸는 재미가 솔솔하다.

최학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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