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로초(新不老草)의 탄생
진시황(秦始皇)이 불로장생하려고 그렇게 찾았던 불로초(不老草)가 현대에 와서 인간이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쉽게 불로초를 찾을 수 있다. 이름하여 신불로초(新不老草)라고 부른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한 한국인 기대수명을 살펴보면 올해 한국에서 태어난 남자·여자 아기가 살 수 있는 기대수명은 79세와 85세이다. 2008년의 기대수명은 76세·82세였다. 1970년 62세였던 기대수명은 불과 반세기도 되지 않아 80세를 넘어섰다.
OECD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한국은 2016년 기준이고, 다른 국가는 2015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기대수명 1위 국가는 남자가 81.2세의 아이슬란드이고 한국은 79.3세로 15위였다. 여자는 87.1세의 일본이었고 한국은 85.4세로 4위였다. 의료·과학기술 발전으로 이제 인류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삶을 꿈꾸고 있다. 장수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인류 수명에 한계란 없다"고 말한다. 150세까지도 거뜬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겐 오랜만에 고국에 돌아오면 우선 건강검진부터 하는 버릇이 있다. 이제는 자기의 건강관리도 데이터에 의해 더욱 관리할 부분이 무엇인지 자신이 알고 어떻게 미리 예방해야 할지를 헤쳐 나가기 때문에 바로 기대수명이 빠른 속도로 늘어감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옛날 가까웠던 한 친구가 엊그제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후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하직한 비보를 접하고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를 일깨워 주는 자아발견의 선물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떠난데 대해 애석함과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제 자아발견의 표상은 호모헌드레드(homo hundred)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100세가 넘는 시대의 신인류를 일컫는 말이다. 사람을 뜻하는 호모(homo)와 숫자 100(hundred)이 합쳐진 신조어이다. 호모헌드레드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살펴보자.
노화세포 제거
우리가 흔히 듣는 "나이가 들면 퇴행성관절염이 자연스럽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자주 듣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수시로 분열해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낸다. 나이가 들수록 40~50번의 세포 분열 후 더 이상 분열을 할 수 없는 노화세포가 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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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세포 제거... 생명연장의 꿈, 현실 될까, 자료참조=코메디닷컴 화면 캡쳐 |
면역 시스템이 정상이라면 노화세포를 침입자로 인식해 제거하지만 노화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체내에 노화세포가 쌓여 염증을 일으키고 노화가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노인성 질환 역시 노화세포 때문에 발생한다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노화세포를 제거하면 이 같은 질환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채규 울산과학기술원 연구팀은 지난해 노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 UBX0101을 노화방지를 연구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기술 이전했다.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는 UBX0101 전임상을 마치고 퇴행성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유전자를 조작해 노화를 억제하려는 연구도 진행형이다.1993년 신시아 케니언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단 한 개의 유전자(인슐린 관련 DAF2) 기능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2~3주에 불과하던 예쁜 꼬마선충 수명을 6주로 늘리는 성과를 거둔 게 발단이 됐다.
케니언 교수는 2004년 예쁜 꼬마선충 수명을 125일까지 늘리는데도 성공했다. 또 2016년 미국 메이오클리닉연구소와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공동 연구진은 사람으로 치면 50대 중년 나이와 같은 생후 12개월 된 쥐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노화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보통 쥐의 수명은 600여 일이지만 노화세포를 제거한 유전자 조작 쥐는 800여 일을 생존해 약 33% 수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박상철 전남대 교수는 "DNA 조절을 통해 수명을 늘리는 실험은 이미 동물 적용 결과 가능함이 밝혀졌다"며 "이를 인간에게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3D프린터 장기
3D프린터의 발달 역시 인간 수명을 늘려주는 데 활용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세계 최초로 3D프린터로 만든 혈관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연구진은 3D프린터 재료로 원숭이 줄기세포를 활용해 면역 거부 반응을 줄였다. 사람의 간 조직이나 귀를 3D프린터로 만들어 쥐에게 이식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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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프린터기 , 사진참조=바이라인 네트워크 Byline Network |
네이처는 "현재 30대인 사람들은 향후 무릎 연골이 파열되었을 때 병원에 가는 대신 3D프린터 공장으로 가게 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네이처는 "3D프린터를 이용해 뼈나 장기를 만드는 기술은 이미 준비가 됐다"며 "신체의 어떤 부분이 고장 난다 하더라도 바이오프린터가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D프린터와 줄기세포를 이용해 조직을 재생 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조동우 포스택 기계공학과 교수는 "3D세포프린팅 기술로 단순히 조직 외형을 모사하는 수준을 넘어 재생이 필요한 장기조직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화 억제 약
이미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 중 노화 개선 효과를 갖고 있는 약도 관심사다. 대표적인 약이 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진 '메트포르민'이다. 1920년대 만들어진 메트포르민은 유럽에서 수백 년 동안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돼 온 식물 '고트스루'의 성분 구아니딘을 변형시킨 약물이다.
2014년 학술지 '당뇨·비만대사'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메트포르민을 꾸준히 복용한 당뇨 환자의 사망률이 다른 약물을 복용한 환자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메트포르민이 어떻게 노화를 지연시키는지 메커니즘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켜 염증을 억제하고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1960년대 칠레 이스터섬 토양에서 발견된 박테리아로 만든 면역억제제 '라파마이신'도 노화 억제 물질로 관심을 받고 있다. 라파마이신은 여러 동물 실험을 통해 포유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2016년 워싱톤대가 학술지 이라이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개월 된 늙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90일간 한 그룹은 라파마이신을, 다른 그룹은 위약을 투여한 결과
라파마이신을 투여받은 쥐들이 최대 60% 이상 오래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피 수혈
옛날부터 젊은 사람을 안고만 있어도 기를 받아 젊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2005년 학술지 네이처에는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했더니 늙은 쥐의 상처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는 미국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 연구진의 논문이 발표됐다.
2014년 학술지 사이언스가 선정한 10대 뉴스에는 단백질 'GDF11'이 이름을 올렸다. 2013년 8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찾아낸 GDF11은 적혈구와 백혈구를 만들어 내는 지라(비장)에서 만들어진다. 늙은 쥐에게 젊은 쥐의 피가 아닌 GDF11만 따로 분리해낸 뒤 주입하자 회춘 효과가 나타났다.
이후 GDF11이 늙은 쥐의 근육량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혈관을 자라게 하는 등 여러 효과가 확인됐다. 젊은 피 수혈 효과의 핵심이 GDF11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65세 이상 치매 환자 18명에게 젊은 사람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을 투여한 결과 치매 현상이 완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벤처기업 암브로시아는 젊은 사람의 피를 늙은 사람에게 투여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시 카마진 암브로시아 CEO는 "젊은 피를 수혈 받은 사람들에게서 회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젊은 피 수혈은 건강을 되찾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암, 심장병, 알츠하이머, 염증 등 수치면에서 젊은 피를 수혈 받은 임상 대상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 임상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해 다른 과학자들로 부터 젊은 피를 노인에 수혈하여 회춘 효과를 증명해 보여 연구 성과를 인정받겠다고 밝혔다. 16~25세 건강한 사람의 피에서 분리한 혈장을 두 번 투여하는 데 드는 비용은 8000달러 우리 돈으로 850만원이나 할 정도로 비싸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편의 과학자들은 "젊은 피 수혈이 회춘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 증거가 아직 없다"며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암브로시아 카마진 CEO는 "90세가 넘는 사람이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여전히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며 "젊은 피 수혈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반드시 회춘 효과를 증명할 것"이라고 특별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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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회장, KIC고문, 칼럼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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