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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말한다 ➁동학의 창도자 최수운(김현일 지음/상생출판/2013)

▣ 이 책을 말한다 ➁

동학의 창도자 최수운

김현일 지음/상생출판/2013

 

동학에 관한 책은 많다. 동학의 창도자 수운 최제우에 관한 책도 적지는 않다. 동학과 최수운이 학자들의,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권 안에 있다는 얘기다.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동학이 우리 사상사에서, 역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학은 오랫동안 외래종교와 사상에 물들어온 조선 땅에서 태동한 토박이 사상이자 토박이 종교다.


동학은 1894년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의 젓줄이다. 역사학계에서 동학을 주목하는 이유다. 한때 동학혁명은 ‘동학란’으로 불렸다. 진실과 정의에 대한 평가는 언제인가 제자리를 찾기 마련이다. 동학혁명은 전통적인 농민반란을 뛰어넘는 반봉건 농민전쟁으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제국주의 침략을 반대하는 반제국주의운동이며 민권과 신분의 평등을 지향하는 근대적 운동으로 높이 평가되었다. 한국사학계에서 동학이 가장 많은 연구 주제가 된 이유다. 


동학과 동학혁명의 정신은 우리 역사의 고비마다 빛을 발했다. 동학혁명의 정신은 1919년 3·1독립운동,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항쟁, 그리고 올해 2017년 촛불혁명의 원천이다. 동학과 동학혁명의 정신은, 그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란 얘기다. 기자가 김현일 박사의 저서 『동학의 창도자 최수운』을 주목하는 이유다.


『동학의 창도자 최수운』 얘기를 하기 전에 최수운과 동학 관련 책 전사를 좀 훑어보자. 동학에 대해서는 역사학계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계 전반에서 관심이 고조돼 왔다. 한때 저항시인으로 유명을 떨쳤던 김지하가 거기에 있다. 그는 서양 출신의 변혁이론에 한계를 절감했던 것 같다. 그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 사상적 토대를 동양사상, 그것도 동학과 증산사상에서 찾았다. 『동학이야기』(1994), 『사상기행』(1999) 등은 그런 사상적 모색의 산물이다.


동양철학자 도올 김용옥도 김지하 못지않다. 그는 동·서양을 넘나들며 철학과 종교, 사상, 문화에 대한 폭넓은 관심으로 현 사상계를 주름잡아왔다. 도올 역시 동학과 최수운에 깊은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었다. 그는 『천명 개벽』(1994)이라는 동학혁명 관련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그는 『도올심득 동경대전』(2004)이라는 최수운에 대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도판(동학) 안의 고 표영삼 선생과 윤석산 교수의 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 천도교 선도사로 활동하였던 표영삼은 『동학』1, 2(2004)를 출판했다. 1권은 최수운, 2권은 해월 최시형을 다루고 있다. 그는 많은 문헌자료, 답사를 통해 최수운과 해월 그리고 동학의 역사를 고증하였다. 천도교 서울교구장을 역임한 윤석산 교수는 최수운의 전기라고 할 수 있는 『동학교조 수운 최제우』(2004)를 간행하였다.


학계에서도 동학과 최수운에 관심은 더욱 심화되었다. 2005년에는 동학연구자들이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한국의 사상가 10인’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수운사상의 여러 측면을 다룬 『수운 최제우』(2005)를 내놓았다. 수운 연구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여기에 기자가 주목하는 김현일 박사의 『동학 창도자 최수운』(2013)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집필 동기에 대한 질문에 앞서 김현일 박사는 자문하였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 의해 동학의 창도자 최수운에 관한 여러 권의 책들이 나왔다고 한다면 수운에 관한 또 하나의 책이 필요할까?”당연한 질문 같지만, 참으로 조심스러운 행보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는 대답하였다. “이 책은 증산사상의 관점에서 수운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 것이다. 무엇보다 증산사상이 동학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무엇보다 증산사상이 참동학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증산사상이, 증산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최수운(崔水雲)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대도를 세우게 하였더니 수운이 능히 유교의 테 밖에 벗어나 진법을 들춰내어 신도(神道)와 인문(人文)의 푯대를 지으며 대도의 참빛을 열지 못하므로 드디어 갑자(甲子, 1864)년에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신미(辛未, 1871)년에 스스로 이 세상에 내려왔나니 동경대전(東經大全)과 수운가사(水雲歌詞)에서 말하는 ‘상제’는 곧 나를 이름이니라.(『도전』)

증산도의 경전 『도전』에 따르면 증산은 상제다. ‘하늘에 계신' 상제는 최수운을 지상으로 내려 보냈다. 천명과 신교를 내려 대도를 세우라고. 그러나 수운은 유교의 테 밖에 벗어나 대도의 참빛을 열지 못하였다. 상제는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당신이 직접 내려왔다. 증산상제는 말했다. “나의 가르침이 참동학이니라.” “나를 믿는 자는 무궁한 행복을 얻어 선경의 낙을 누리리니 이것이 참동학이니라.”(『도전』)  증산사상을 검토한 김현일 박사는, “증산 상제의 가르침은 예전의 실패한 ‘동학先東學’을 완성한 ‘후동학後東學’이자 ‘참동학’이 된다. 이것이 증산도가 동학을 보는 입장이다.”라고 정리한 뒤, “증산도는 동학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뿐만 아니라 동학의 계승자이자 완성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결론 내렸다.


증산사상에 따르면 최수운이‘대도의 참빛’을 열지 못했으나 그 공덕은 적지 않다. 증산 상제는 조선 정부가 수운을 죽인 것 때문에 조선의 국운을 일본의 손에 맡겼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운에게 일본 명부冥府를 맡겨 일본의 앞날을 심판하게 하였다. 물론 이것은 종교적 담론이다. 『동학 창도자 최수운』의 저자 김현일 박사는“그러므로 증산도 입장에서 최수운에 대해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증산도의 관점에서 최수운의 삶과 그의 가르침을 조명하였다”고 밝혔다. 저자의 밝힘과 같이 이 책은 이미 나와 있는 동학과 최수운 관련 책들과는 접근방법부터 다르다. 일종의 ‘소책자’형식이지만,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은 크고 작은 알맹이들로 꽉 차 있다.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구도자 최수운의 출생, 성장, 구도 여정을 다루었다. 조선 후반기의 뛰어난 역 철학자 연담 이운규와의 관계, 『정감록』 등을 함께 검토함으로써 최수운의 생애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두 번째는 동학 창도와 죽음 편이다. 중국 송대의 유학자 소강절의 우주론, 서학까지 회통하면서 만만치 않은 동·서양의 사상적 소양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상제의 탄강과 참동학’은 이 책의 또 다른 백미다. 최수운 사후, 상제탄강, 참동학, 나아가 동학도들의 해원과 후천개벽까지 검토함으로써 단순한‘동학 창도자로서의 최수운’을 훌쩍 뛰어넘어 거대 담론을 매우 쉬운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독자 제현의 일독을 권한다.

 

【저자에 관하여】 저자 김현일 박사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근대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 및 저서로  「마테오 리치와 동서양 문명교류」, 「강증산과 동학」, 「역사적으로 본 동학의 개벽사상」, 『서양의 제왕문화』 등이 있다. 현재 상생문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같은 연구소 인터넷 사이트에 「유목민 이야기」를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다.

 

 

노종상 기자  rohgaw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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