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생일도' 발광대 놀이'
2017 남도문화예술특성화기획사업에 선정되다
'발광대 놀이', 이름조차도 생소한 생일도(生日島)의 발광대 놀이, 나는 이 말을 듣고 순간 어떤 놀이인지 매우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발로 무슨 광대놀이를 한다는 것인지...
그곳 생일도를 가려면 아침 8시에 출항하는 여객선이 있는데 그 배를 타고 약 1시간 30분 간다. 만약 돌아오는 배를 놓치게 되면 어쩔수 없이 강제(?) 1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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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도 유일한 교통수단(택시), 지역민들은 이를 ‘버스’라고 부른다 |
조금은 망설이다가 가기로 결심을 하고 떠났다. 정확히 말하면 완도군 생일면이다. 생일도 용출항에 도착하니 생일도만의 독특한 택시(?)가 보인다. 지역민들은 이를 ‘버스’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 누구라도 이곳에 오면 이 택시를 타야 한다. 다른 교통수단이 없다.
섬에 도착하여 서성리에 살고 계신 정성호 어른을 찾았다. 서성리까지는 택시로 약 10분 남짓한 거리인데 이 택시를 부르려면 011-614-3716 최석두 이장님에게 연락하면 된다. 발광대 놀이가 새 빛을 보게 된 것은 올해로 82세가 된 정성호 어르신의 힘이다.
이곳을 찾아 온 취지를 설명하고 발광대 놀이에 대해 묻기로 했다. 이 어르신 눈을 지그시 감더니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놀이가 있었지만 이제는 노인들의 기억 속에만 남았을 뿐’이라고 설명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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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광대 놀이' 무대 총감독이자 사물패의 상쇠역할을 맡는 정성호(82세, 생일도 주민)씨 |
이 놀이의 총감독이자 상쇠 역을 맡고 있신 정성호 어르신은 어릴 때부터 마을 어른들을 따라다니면서 배웠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하고 싶기도 했으나 쉽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현대문화에 밀려 옛것이 외면당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이 놀이를 젊은이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몇몇 젊은이들에게 말을 했더니 ‘배워보겠다’고 해서 다시 시작이 되었다 한다.
'발광대 놀이'는 당제인 열두 당신 굿을 지내다가 농악대가 밤 굿이나 파방 굿을 치는 중간에 갑자기 '발광대 나온다' 라는 소리가 나면 농악을 멈추고 자리를 비켜준다. 그러면 발에 광대를 씌운 발광대가 마당으로 나와 '발광대 놀이'를 시작되면 그 옆에 쇠, 장구, 북이 각각 한명씩 나와서 반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발광대는 농사일을 하는 흉내를 낸다.
발광대를 놀리는 사람은 나뭇가지를 움직여 모를 찌고 심는 동작을 하며 발을 들고 세우면서 허리를 숙였다 펴는 동작을 한다. 모심는 동작을 하다가 허리가 아프면 허리를 펴는 흉내를 내고 춤을 추고 상모를 돌리는 동작을 하기도 한다. '발광대 놀이' 중 모심을 때 부르는 노래도 있다.
아 헤야 에헤루 상-사 뒤여
여보시오 농부님들 이 내말을 들어봐요
아 헤야 에헤루 상사 뒤여
서마지기 논배미가 반달만큼 남았네
아 헤야 에헤루 상-사 뒤여
생일도에서 연행되는 '발광대' 놀이는 국가지정 문화재 제79호로 지정된 '발탈연희'와 유사하다고 한다. 발광대나 발탈 둘 다 발에 가면을 씌우고 반등신 형상의 인형을 만들어 놀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 맥이 이어지게 되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놀이를 계승 발전하기 위해 군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놀이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26일 제16회 목포세계마당 페스티벌에서다. 완도군 생일도 서성리 주민 사물패가 무대에 올랐다. 생일도 주민이 참여한 이 공연은 50년 전 활발히 연행되었던 '발광대 놀이'를 재현하는 공연이었다.
이번 무대의 총감독이자 사물패의 상쇠역할을 맡은 정성호(82세, 생일도 주민) 어르신은 “더운 날씨에도 낮에는 힘든 바다 일을 하고 보름밤을 모여 연습을 함께해준 주민들과 청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생일도의 발광대놀이는 조선후기와 1900년대 초 전문연희패들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토착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에 의해 창조적으로 연행되어 그 과정에서부터 마을사람들의 단합을 유도하며 마을축제로 이어져 왔다.
완도군 생일도는 2016년 전라남도의 브랜드 시책인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곳으로 땅, 바다, 사람이(3) 풍요롭고, 여섯 마을(6)에서 오감(5)을 만족 할 수 있는 곳으로 365섬으로도 불리며, 지명처럼 ‘늘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는 섬’ 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가고 싶은 섬으로 유명한 완도군 생일도의 발(足)광대 놀이 전승 사업이 전라남도 문화관광재단에서 공모한 2017 남도문화예술특성화기획사업에 선정되었다. 생일도 발광대 놀이 전승사업은 남도의 특성과 독특한 섬 문화를 예술로 승화시켜 보존가치가 높고 기능전수 및 전승 사업에 대한 의지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2천5백만 원의 도비도 지원받게 되었다.
'생일도발광대놀이보존위원회'는 2천5백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현대적 농어업문화 컨텐츠 개발, 아카이브 구축사업 등 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고, 2017 생일도 파티 초청 공연 등 대,내외 공연활동을 전개하면서 기능전수, 영상기록 보존 등 전승 사업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발광대 놀이'를 전라남도무형문화재 등록을 추진하여 지역의 문화예술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주민들의 자긍심 고취 및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하는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갈 계획이다.
설명을 듣고 다시 오던 길을 따라 완도 항에 도착하니 해가 서산을 넘으려 하였다. 저 멀리서 어렴풋이 소리가 들려온다. ‘발광대 나온다. 발광대가 나온다.'
[ 글 : 완도 문화원 마광남 ]
박하영 기자 p-hayoung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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