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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호 칼럼] 南北이 풀려야 北美도 풀린다

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2020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반도 정세는 시계 제로상태다.
북미관계, 남북관계 모두 교착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긴장수위만 고조되고 있을 뿐 꼬여버린 실마리를 풀 외교적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또다시 핵과 미사일을 꺼내들며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 미국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군사적 경고와 유화책을 병행하며 상황관리에만 주력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한반도 긴장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며 추이를 지켜볼 뿐 북한을 움직이려 들지는 않는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남과 북은 대화 자체가 단절된 상태다. 한국정부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남‧북‧미 세 나라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상대방이 먼저 움직여 주기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한반도 평화 위험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나 방안 역시 속수무책이다.

북한은 연초부터 부쩍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체제결속에 나서고 있다.
북한이 지난 연말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과 ‘새로운 길’은 없었다.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방편으로 큰소리는 쳤지만 실제로 행동에 나서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것은 북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읽을 수 있다. 예년과 달리 이례적으로 나흘 동안이나 진행된 전원회의는 심각한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만큼 북한도 현 상황이 불안하고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다. 아무리 압박의 강도를 높여도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니 미국을 움직일만한 카드는 도발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과거의 행동 패턴을 답습하려고 한다.
북한은 신년사를 대체한 전원회의 결정문에서 ‘핵 중단’ 번복과 ‘자력갱생’을 선언했다.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이다. 요약하면 체제를 흔드는 외부의 침략 위협에 대비한 ‘전략무기개발사업’을 중단 없이 진행하겠다는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를 배경으로 고강도 제재를 견뎌내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의 회귀가 ‘새로운 길’인 셈이다.

미국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낼 마땅한 묘수가 없다. 더구나 시간은 트럼프보다 김정은에게 기울어져 있다. 트럼프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근과 채찍을 들고는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선뜻 내밀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다.

미국 내 대북 압박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확신도 없이 제재완화나 체제보장에 대한 선물을 선뜻 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렇다고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새로운 전략무기로 레드라인을 넘게 방치할 수도 없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동안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웠던 성과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 이는 트럼프의 정치생명과도 직결되어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재선 전략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북핵문제를 풀 결정적 한방은 없고 김정은에 대한 호의적 언사와 북한이 침략연습이라며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의 축소 같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마저도 새해 들어 강경론이 부쩍 고개를 쳐들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이란까지 트럼프를 괴롭히고 있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지금도 늦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이 비록 엄중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핵문제는 결국 외교적 해법만이 답이다. 남북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국제사회 역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중국과 러시아 역시 북한의 돌출행동은 원치 않는다.

북미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북한은 외통수에 몰리기 전에 해결책을 찾는 게 현명하다. 가장 시급한 것이 남북 대화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 북한의 통미봉남은 성급했다. 한국정부가 나서지 않고는 북미대화 재개는 어렵다. 열쇠는 한국정부가 쥐고 있다. 남북대화가 막히면서부터 북미문제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일이지만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등 북한의 선제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는 미흡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 요구만으로 합의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재개, 철도연결과 같은 비군사적 사업마저 제재의 족쇄를 채운 것은 미국의 실책이다.

한국정부도 미국을 의식해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 동맹에 의존하는 것은 임시방편이지만 한반도 평화체제를 완성하는 일은 영구히 추구해야 할 우리의 과제다.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분발해야 한다. 북한이 대화의 여지는 남겨놓은 만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한미가 머리를 맞대고 북한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남북이 풀려야 북미도 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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