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일제 강점기 일본에 있는 군함도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군함도’는 개봉 첫날 역대 오프닝 최고 신기록(97만)을 세우는 등 30일까지 누적 관객수 450만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또한 강원도 영어 소년인 장유훈 군이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군함도에 대한 진실 알리기를 위해 이태원에서 행한 영어 버스킹을 하는 동영상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처럼 사회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역사에 대한 진실찾기가 한참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최근 발간된 도서, 노와이 (KNOW WHY)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4차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선 지금 우리들의 내면 깊숙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국가와 민족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간다는 것이다.
무릇 영화 군함도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지나간 과거의 역사, 잊혀져가는 그런 역사와 인물에 대한 어떤 동경과 함께 그 속에서 뭔가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있다. 특히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숨 그리고 가정을 뒤로 한 채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위대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늘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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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장교시절] 왼쪽부터 김좌진장군 증손자, 이진규 지사 증손자, 정상규 독립운동가 앱 개발자 |
여기 3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 있다. 2015년 당시 현역 장교 출신이었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그들을 세상 속으로 재조명 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독립운동가』라는 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건 청년이다. 전역 이후에도 또래의 친구들은 사회의 출세를 위해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그렇지 않았다. 전 보다 더 많은 열정과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그 노력의 결실이 바로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그 잊혀져가는 역사를 조명하고자 만든 『독립운동가』라는 앱이다.
오늘은 정상규 작가를 만나 『독립운동가』 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약속 장소로 옮겼다.
아래는 정작가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1.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13년 저는 미국 영주권 취득기회를 버리고 공군장교로 자원입대하여 국방미담사례에 선정되었습니다. 당연한 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됨에 자부심을 갖고 군 복무를 하였고 스마트폰 어플 ‘독립운동가‘를 개발하여 2016년 KBS1 8.15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에 주연으로 출연하였습니다. 그 후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를 출간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잊혀진 영웅들 67명을 재조명하여 국민들의 국가관 함양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소중한 가치들이 경시되고 촌스럽게 여겨지지 않도록, 지켜야 하는 것은 신념을 갖고 지켜내고, 잘못된 것은 바르게 만들려 행동하는 것이 젊은이의 책무라 믿으며, 보훈이라는 분야가 어려운 분야가 아니라 우리에게 친근한 일상이자 문화가 되도록 뛰고 있는 청년입니다
2. 독립운동가 앱이 무엇이며 만들어지게 된 배경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2015년, 9월 29일, 부산에서 수원 역으로 돌아오는 KTX 열차 안이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핸드폰을 열어 페이스북 SNS를 들어갔을 때, 눈에 들어온 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9월 28일 유관순 여사 서거” 내가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닌데.. 그리고 난 군복을 입은 현역 장교인데.. 죄송했습니다. 너무나 미안했고 숙연해졌습니다.
당시 떠오르는 생각들을 핸드폰 메모장에 입력하며 생각나는 대로 두서없이 적었고, 4개월 뒤 메모장의 생각들은 ‘독립운동가 앱’으로 실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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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가 앱 초기화면 |
독립운동가 앱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알리는 앱입니다. 막연히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나올 수 있는 자료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이 분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합니다.
처음엔 ‘출생일’과 ‘큰 업적을 세운 날’로 진행 해 보았지만 정확한 출생일이 미정인 독립운동가와 항일의병들이 실제 매우 많았고 큰 업적을 세운 날로 진행시 업적이 딱 1개만 있는 독립운동가는 거의 없기에 매우 주관적일 수 있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서거하신 날’을 기준으로 삼아, 서거일이 되면 앱 사용자들에게 문자알림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3. 독립운동가 앱이 이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따로 있는지요?
20대의 마지막에 대다수가 취업을 준비하고 면접을 준비하며 다양한 스펙을 이루어낼 때 저는 홀로 외로이 국가보훈처에 등록되어 있는 독립운동가들 중 서거일이 기록되어있는 인물들이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있었고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운동가 2만여 명, 그중 서거일이 알려진 독립운동가가 207명이라는 숫자를 발견해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자료를 국가보훈처, 독립기념관, 광복회, 각종 논문 자료 등을 참고하여 정리하기 시작했고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밝혀낸 친일행각이 발견된 인물들을 삭제하는 작업을 진행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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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가 있었습니다. 207명이라는 숫자를 발견하고 그들의 일대기를 정리하고 사진자료를 찾아 인물사전을 만드는 것은 비전문가 1인이 수행하기에는 불가능한 정도였으니까요.
207명 중 약 100여 명 정도가 마무리 되었을 때 너무나 힘들고 불안한 미래에 마음이 흔들렸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가장 힘들 땐 가장 유치하고 소박한 말 한마디가 심금을 울리는 법이더군요. 소수의 뜻있는 젊은이들이 하늘에서 그 분들이 다 보고 계실 거라고, 정말 자랑스러워하실 거라는 말을 들었고 이에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아 다시 마음을 굳혀 나머지 107명의 작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생사가 확인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독립운동가 207명을 찾아내 국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저는 현실이라는 무서운 벽 앞에서 이상과 신념이 위협받을 때마다 더 열심히 앱을 개발하였고 지금 하는 일이 옳은 일이고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수천 개의 영어단어를 쉽게 외우도록 도와주는 앱은 넘쳐나는데 왜 보훈과 관련된 앱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일까? 바로 이 의문에서 시작된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기술은 분명 보유하고 있는데 누구도 보훈과 연결할 생각을 못하였거나 혹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는 것입니다.
즉, 보훈과 관련된 사회적 의의가 있는 일에 자신의 열정, 재능을 기부하려는 사람이 전국에 한명도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랬기에 더더욱 이것은 시급한 문제이고 중요한 문제라고 확신했으며 더 늦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이 작업을 마무리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불꽃을 피어오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저에겐 가장 중요했습니다.
대부분의 보훈 일을 하는 사람들은 평균 나이가 50대가 넘으며 보훈단체 관장들의 나이는 대부분 70대입니다. 이 분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오늘날 젊은이들이 보훈이나 국가유공자 등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창의적이고 열정 있는 젊은이들이 그들과 함께 일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배워야할 지혜와 지식, 그리고 가치가 다음 세대로 물려지지 못하고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채워 줘야하는 부분이 있고 ‘선배’님들이 채워주실 수 있는 역할이 있는데 이미 그 균형은 오래전에 깨져버린 듯 합니다.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며 각 나라의 문화가 들어오는 이 시점, 미래를 움직일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눈을 떠야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가능성이기 때문입니다.
4. 앱을 만들면서 특별히 가슴에 와 닿은 독립운동가가 계신다면?
여러분이 계신데요,
일단, 김상옥, 윤세주, 남자현, 나창헌, 채응언 선생 등이 특히 기억에 남네요. 칼럼에서 자세히 다루어 드리겠습니다.
5. 독립운동가 앱이 광고 없이 운영되는 걸로 아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영웅분들의 자료에 광고를 첨부해 그 분들의 고고한 의지를 훼손하지 않겠습니다. 처음 앱을 만들던 때의 저 자신과의 약속을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들의 국가관과 애국심 함양을 위하여 시작한 일입니다.
6. 독립운동가 앱의 운영에 있어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잊혀진 독립운동가 분들은 아직도 많이 계십니다. 이 부분은 정부기관의 도움 혹은 관련 후손들의 제보가 있어야지만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앱이 국민앱이 되어 대한민국 사람이 대다수 이용한다면, 자연스레 자신의 할아버지에 대한 제보가 들어올 것이고 저는 앱에 반영할 수 있을겁니다.
두 번째는 앱 운영비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2년 넘게 전액 사비로 운영이 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특히 기업에서 이런 보훈이나 사회적 의의가 있는 활동에 지원을 해주는 소위 착한기업들이 있을겁니다. 조금더 홍보가 되고 이용자수가 늘어난다면 앱이 현재보다 더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개선될 것입니다.
7. 혹시 집안 어른 중에 독립운동가 분이 계신가요?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지만,
독도의용수비대에 대한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고조할아버지께서 울릉도 개척민 중에 한 분이셨고 아버지 형제 모두
울릉도 출신인데, 아버지 고모부께서 의용수비대 창립자 중 한 분이신 조상달 대원 이십니다. 5촌 형제들은 독도기념관장과 군수셨구요. 울릉도는 매우 좁은 사회였고 사실상 의용수비대원 대부분이 가까운 집안 어른들이셨다 보면 됩니다.
8.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2015년 11월, 한참 독립운동가 앱을 작업하던 당시 국정 교과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이것은 분명 잘못되었고 우리의 진정한 역사, 왜곡되지 않은 역사와 지금의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잊혀진 영웅’들을 꼭 알리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그 분들의 후손이 이 나라에서 더욱 당당하게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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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책에 선정된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 책 표지 |
2017년 초, 국정화 교과서처럼, 또 하나의 국가를 뒤흔드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최순실 사태. 이 문제로 인하여, 젊은이들의 입에서 제일 자주 나온 말은
“헬조선”, "이민 가고싶다“ ”한국사람인게 창피하다“ 이런 말들이었고
저는 정말이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입니까?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고 바르게 만들어야지 위와 같은 말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어처럼 나와서는 결코 안 되는 말들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어린 아이들에게도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앱 회원 분들의 건의사항이 있었고 그렇게 책을 쓰고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9. 독립운동가 앱을 통한 본인의 희망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대한민국 국민어플, 국민보훈 어플이 되는 것입니다.
욕심을 부리자면, 핸드폰 초기 앱 메뉴에 독립운동가 어플이 있었으면 합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보훈문화가 만들어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0.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달의 책에 선정되었고 역사분야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스토리펀딩으로 올해 9월 말까지 책의 수익금을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설립, 독도, 일본군 위안부 홍보 지원 및 전국에 산재되어있는 독립운동가들의 묘소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에 전부 사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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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독립운동가들의 후손과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민간차원의 국가보훈단체 (비영리)를 만들어 보훈문화에 앞장서고 싶으며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6.25참전 용사들의 예우 및 기본권 보장에 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법적, 정책적 전문가가 되려합니다.
11.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독립운동가 앱을 만들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검증하던 시간, 그리고 책을 집필하며 깨달은 것 중 가장 큰 것은 대부분의 독립운동가들은 평범한 국민들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군인도 아니었고, 학식이 풍부한 고위층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오늘날 우리가 마음속에서 꺼려할 수도 있는 사회적 약자에 가까운 직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독립운동가들의 평균 나이가 20대라는 점이며, 10대 독립운동가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 분들에게도 꿈이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을 겁니다. 더 오래 살고 싶고 행복하게 가족과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인지상정 이였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조국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이 그토록 목숨으로 맞바꾸어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던 것, 그 숭고한 정신과 의지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에 얽매여 과거 속에 살라는 말이 아니라, 그 정신과 의지를 이어받아 세계를 향하여 어떠한 역경이 오더라도 헤쳐 나갈 긍지와 자존감을 갖추라는 말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애국이란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땅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임을, 그 모습을 하늘에서 우리 선조들이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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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운동가』 앱을 만든 청년 작가 정상규 |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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