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의 이름은 부를 수 없다. 이를 이름을 피한다고 하여 피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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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더킹 영원의 군주 2회 : 대한제국 황제를 취조하는 정태을 장면 |
<더킹 영원의 군주> 2회 초반의 대사다.
정태을 : 성함이 모 어떻게 되신다구요?
대한제국 황제 이곤 : 모 어떻게 되는지 말해도 자네는 부를 수 없다고 나도 다시 말해주지. 부르지 말라고 지은 이름이야
정태을 : 그럼 편의상 김개똥이라고 하고
이곤 : 개똥이라니. 홍길동도 있고 아무개도 있는데
피휘다. 피할 피(避) , 이름 휘(諱) 휘는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왕이나 제후 등이 생전에 쓰던 이름을 말한다. 피휘는 한자 그대로 "이름을 피한다"는 뜻이다. 왕이나 황제의 이름에 사용한 글자는 아예 일상의 문자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피휘(避諱)라 한다.
황제의 이름자를 피하지 않고 문장에 그대로 사용한 것이 발견되면 가혹한 벌을 받았다. 때에 따라서는 글자뿐만 아니라 음이 비슷한 글자를 모두 피하거나 획의 일부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중국은 이처럼 엄격하게 피휘를 적용한 데 반해 조선의 왕들은 애당초 이름을 지을 때부터 일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벽자(僻字)를 사용하거나 아예 새로운 글자를 만들어 이름을 지음으로써 백성들의 문자 생활에 가능한 한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피휘의 예를 들어보자. 고구려 명장 연개소문의 맏아들 이름은 연남생(淵男生, 634년~679년)이 있다. 고구려를 배신하고 당에 붙어 나중에 당나라에서 죽어 묻혔다. 그는 당 고조 이연(李淵)의 휘인 ‘연(淵)’을 쓰는 것을 피해서 성을 천으로 바꾸어 천남생(泉男生)이라는 성과 이름을 사용하였다.
불교에는 관세음(觀世音)보살이 있다. 그런데 당나라 때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의 이름을 피휘하여 세(世)자를 빼서 관음(觀音)보살로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중국은 엄격하게 피휘를 적용했으며 황제의 이름도 백성의 어려움을 반영하지 않고 자주쓰는 한자를 이름에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은 달랐다. 한자를 두개쓰면 피해야할 한자가 많으니 이름은 당연히 외자를 사용했으며 그 한글자도 백성들이 잘 쓰지 않는 어려운 한자를 사용했다. 예를 들어 세종대왕의 이름은 이도(李祹)인데 도(祹)는 복 도로 일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 한자다. 정조는 이름이 이산(李祘)인데 산(祘)은 셈할 산으로 많이 쓰지는 않는다. 대한제국의 황제 이름을 보면 고종의 이름은 이형(李㷩)이고 순종의 이름은 이척(李坧)이다. 다 잘 쓰지 않는 한자다.
부르지 말라고 지은 이름. 그것이 조선의 왕의 이름이요. 대한제국 황제의 이름이었다.
박찬화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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