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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의 영웅들

글 :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말이 있다. 난세나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시대의 영 웅은 있었다. 옛날에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국가를 구한 왕이나 장수들이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대중민주주의 시대에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영웅이 되기도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의 영웅들이 그러하다.

1.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공동체 의식 발휘
 
코로나 사태에서의 진정한 영웅은 현장에서 사투를 벌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다. 의료진에는 의사와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를 비롯한 행정직 그리고 119구 급대원 등 지원인력 모두가 포함된다. 이들의 헌신으로 많은 생명을 구했다. 완치율도 85% 전후인 세계적 성과를 올렸다. 의료진들은 몰려드는 환자와 장비부족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진료에 최선을 다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의료 진이 감염됐고 한명은 유명을 달리했다. 환경미화원들의 노고도 컸다. 이들 역시 위험 속에서 청결유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다. 자원봉사자들 역시 영웅들이다. 이들은 환자에게 식사 배식 등을 도왔다. 대구의 아픔을 자신들의 아픔으로 여기며 헌신하는  '진정한 영웅, 코로나 의인'들이다.
 
의료진들의 코로나19와의 싸움은 초긴장의 연속이었다. 환자의 비말(飛沫·침방울)을 막기 위해 중무장을 해야 했다.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와 페이스 가드까지 착용하면 숨통이 조이고 옷은 금세 땀에 젖었다. TV화면에 비친 간호사의 이마에는 자국이 선 명했다. 그 자국 위에 밴드를 붙이면서 웃는 간호사의 모습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 는 희망을 발견했다. 이들의 식사는 도시락으로 그것도 감염 예방을 위해 혼자 먹었 다고 한다. 가족에게 감염될까 봐 퇴근도 못하고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했다고 한다. 심지어 잠들 곳이 없어서 장례식장에서 잔다는 간호사의 얘기에 가슴이 먹먹하 기도 했다. 의료진들은 이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코로나와 싸웠다.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이 보여준 인내와 자율의식 여기에 국민들이 보여준 공동체 정신은 놀라웠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스스로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재기를 자제하고 질 서를 지키는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다. 이 과정에서 택배기사들과 마트에서 고생한 근 로자들의 노고가 돋보였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문을 열고 약과 마스크 판매에 나선 약사들, 위험한 곳을 마다하지 않고 소독에 나섰던 사람들 역시 이 시대의 영웅들이 다.
 
가장 힘든 상황을 겪고 있던 대구에서는 자신의 생업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영 업자들을 위해 포장용기를 무료로 주는 사람, 도심의 게스트 하우스를 의료진을 위해 제공한 사람, 임대료를 낮추어 준 사람도 있었다. SNS에는 전국적으로 확진자와 격 리자들을 비롯하여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을 격려하는 “힘내라”는 해시태크가 이어졌 다. 마스크 대란에서도 자신보다 더 급한 사람을 위해 마스크 구매를 자제한 사람, ‘마스크 안사기 운동’을 한 사람들 역시 우리 시대의 숨겨진 영웅들이다.


2. 전문가의 아이디어와 기업인의 도전정신이 빛났다.
 
전문가와 기업인도 코로나 사태의 영웅들이다. 특히 열악한 사업 환경에서도 밀려 드는 물량을 대느라 쉬지 못하고 일을 한 영세한 마스크 부품업체와 생산업체의 사람 들의 고생이 컸다. 이들은 정부의 다급한 독려에 심적 고통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국민들을 보고 쉬지도 못하고 불철 주야로 일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상황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진단키트 개발이다. 갑작스런 코로나 사태에서도 혼란 없이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었던 것은 진단키트가 때맞추 어 개발됐기 때문이다. 만약 이마저 제때 개발되지 않았다면 마스크 사태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초래했을지도 모른다. 천만다행으로 미래를 내다 본 기업인의 혜안과 위 험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진단키트를 적시에 개발한 것이다. 이 업체는 중국 우 한에서 폐렴이 발병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우리나라에 전염될 것을 예견하고 연구에 들어가서 적시에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 기업체가 만든 진단키트는 6시간 만에 확 진여부를 판별한다. 이후 여러 업체가 참여해서 진단키트를 생산하고 시간도 단축했 다. 한국의 진단키트는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팬데믹(세계대유행) 상황과 맞물려서 이들 제품이 전 세계로 팔려나가고 있다.
 
진단키트가 빠르게 상용화 할 수 있었던 것은 제도도 한몫했다. 2015년 메르스 사 태를 겪은 후 2016년에 신종 감염병 발생과 대유행 방지를 위해 고위험 신종 감염병 진단제품의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마련한 것이 이번에 때맞춰 활용됐다.
 
진단키트 뿐만 아니라 현장 의료진이 개발한 진단방식도 획기적으로 진화했다. ‘선 별진료소’에서 줄서던 방식에서 차를 타고 와서 탑승한 채로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로 발전했다. 시간도 단축되고 차안에서 진단을 받기 때문에 남에게 전염될 걱정 을 하지 않아도 된다. 주차장이 좁아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설치가 힘 들자, 이제는 한 사람씩 걸어 들어와 검사받는 이른바 '워크 스루' 진료소가 등장했다. 투명한 유리 벽 사이로 마주 선 환자와 의료진이 벽에 달린 인터폰으로 증상을 물으며 진료한다. 이동형 음압 장비를 갖춘 진료소도 등장했다.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곳에 피검사자 가 들어가면, 의료진이 구멍으로 손만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이번에는 반대 로 의료진이 부스 안에 들어가서 밖에 있는 피검사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초스피드 워 킹스루 부스’가 등장했다. 피검사자가 부스 안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청소를 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 
 
코로나 사태과정에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노고가 컸다. 특히 방역 최전선에 있는 질병관리본부, 공항 검역관, 보건소 공무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고생이 심했다. 질병관리 공무원들은 권한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했다. 지 방자치단체 공무원도 열심히 했다. 방역, 자가격리자 관리, 전수조사 등은 이들이 한 다. 전염 우려가 높은 집단 시설이나 pc방 점검도 마찬가지이다. 방역 최전선에서 고 생한 공무원들의 노고가 새삼 돋보였다.

 

3. 역경 앞에서는 모두가 전사들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우리가 몰랐던 각 분야에서의 잠재적 역량이 드러났 다. 대표적인 것이 민간 의료시스템의 경쟁력이다. 아쉬운 것은 방역 제1선에 있는 보건소 역할이다. 여기에서 양성과 음성판별이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병원의 과부화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긴급사용승인제도’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진단역량 그리 고 짧은 시간에 제품 개발을 이뤄낸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 역시 우리의 잠재력을 드러낸 쾌거이다. 사재기 현상을 방지하는데 크게 기여한 온라인 쇼핑과 배달시장 그리 고 동네마다 있는 상점과 마켓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의 직업윤리와 국민의 공동체의식도 돋보였다. 의료현장에서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열악한 상황에서 한 사람의 환자라도 더 살리려고 노력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들이 그러했다. 국민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 어려운 사람과 노인에게 양보하는 자세,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들에게 보낸 격려는 아직 우리 공동체 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문가와 기업들의 역할도 컸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또는 ‘수요가 공급을 창출 한다.’는 교과서적인 얘기들을 현장의 전문가와 기업들이 실증해 냈다. 생산시설이 부 족한 상황에서 정치인이 "마스크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사실과 다른 말을 할 때에도 오히려 기업들은 투자위험을 무릅쓰고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바이오 의약품 제조 사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국민의 안위보다 정치 적 득실만 계산한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한편 발병국인 중국에 대한 즉각적인 입국 금지를 하지 못한 대중 저자세 외교와 오판에 대한 정부의 성찰도 필요하다. 우 한 폐렴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단호하게 대처한 대만·홍콩과는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 다.
 
향후 정부가 할 일은 우선적으로 일선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에 전력을 기울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병원들 에게도 응분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제도 개선도 따라야 한다.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질병대처에 대해서는 전권을 주어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경험했 듯이 급속히 퍼지는 유행병에는 초기 방역이 최고의 예방이기 때문이다. 차제에 정부 는 민간 의료산업과 연구개발이 활성화 되도록 관련 규제를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 나타난 분명한 것은 국가 재난 앞에서는 모두 한 마음이었고 모두가 전사였다는 사실이다. 한편 국민이 보여준 절제된 자유와 공동체 의식은 한반도선진화재단의 지향가치인 ‘공동체자유주의’와 맥락을 같이 한다. 차제에 ‘공동체자유주의’가 시대의 가치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차보람 기자  carbora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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