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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갈아엎은 춘천 중도 유적지

"중도유적은 1980년부터 1984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5차례에 걸쳐 발굴해 270여기의 유구를 확인하고 중도발굴보고서를 5권이나 내놓은 유적이다. 

2010년까지 강원대학교박물관과 한림대학교박물관 등이 여러 차례 발굴·조사한 결과, 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철기시대·삼국시대 유적이 확인된 ‘통사적(通史的)’인 유적이다. 특히 청동기시대의 유적이 주로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고고학 조사에 의하면 신석기시대 후기에 서해안 수위 상승으로 한강 하류 지역에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서울 지역을 포함한 한강 하류의 인류가 지대가 높은 한강 중상류 지역인 춘천 지역으로 이동해 생활하면서 청동기시대의 사회집단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이형구 동양고고학연구소장 선문대 석좌교수 2020년 1월 2일 경향신문 기고글 中)

춘천 중도유적은 이형구 교수의 글처럼 소중하고 중요한 유적이다. 아래는 역사학자 정길선씨의 5월 12일 글로 최근의 춘천 중도 유적지를 다녀온 소감 내용이다.  

사진 = 정길선

내 눈을 의심케 한 대한민국의 문화적 야만 행위의 현장.. 참담하다.. 후손들, 후학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내가 여기를 2014년 7월 24일인가? 29일인가? 여기 발굴되고 첫 발굴조사보고회에 고고학 교수들과 함께 참여한 이래 무려 6년만에 방문이다.

사진 = 정길선

2014년에 여길 둘러봤을 때 유라시아 어느 곳에도 유래없는 수십여기의 모여있는 고인돌과 주거지 유적. 다수의 석곽묘, 그 유래를 비교하기 힘든 환호와 구조..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동료 러시아-터키 학자들에게 이 유적을 소개하고 그들과 다시 오려했다. 그런데 1년 후, 이 거대 유적지에 레고랜드가 지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같이 가려고 점찍어 이 유적을 소개했던 학자들은 여기 언제 갈꺼냐며 계속 문의했다. 나는 차마 말할 수 없다. 이 야만적인 행위.. 내가 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있을까?.. 어차피 강단도 관심없는거 재야 단체와 같이 복원 운동에 나섰다. 논문도 발제했고 강의도 했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 오래있을 수 없는 사람이었고 소식만 계속 접할 수 있었다.

들려오는 소식은 갈수록 실망스러운 소식들 뿐이었다. 중도를 살리려는 단체들도 각자가 쪼개졌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행정부에 이길 수 있을까? 이곳은 고고학자로써, 인류학, 역사학을 다루는 학자로써, 그리고 발굴 현장을 직접 목도했던 사람으로써 이곳은 두고두고 아픈 손가락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온 6년..
이만큼 파괴했으면 이제 회생은 불가하다. 벌써 레고랜드 건물 한 동이 올라갔고 흉물스러운 잔해들이 여기저기 흩어졌다. 발굴 유적은 이제 나의 사진첩에만 남아있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야만스러운 현장에서 학자로서 하염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2014년 발굴 때 참관했던 한국 고고학자들.. 이 꼬라지 보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학자가 아니다.

박찬화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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