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화
봄이 오면 묵은 나뭇가지에서 일제히 새순이 돋아나
꼬깃꼬깃 접어온 잎들을 펼치며
한 해의 새 가지들을 이룬다
이어서 여름을 지나 가을이 저물 때까지
꽃피우고 열매 키워 익히느라
하루도 한가한 날이 없는 새 가지들,
낯나는 일과 영광이
모두 그들의 몫임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묵은 가지들이 뒷방 늙은이처럼
죽을 날만 기다리는 퇴물退物은 아니다
새 가지들의 그늘에 가려 묵묵히 살아가지만
오히려 벽 속에 숨어 건물을 떠받치는 철골들처럼
언제나 보이지 않는 데서
쉴 새 없이 하늘거리는 새 가지들을 든든히 붙잡고 있다
무슨 대가도 바라지 않고 한 마디 불평도 없이
죽기까지 자식들의 밑거름이 되는 어버이들같이
밤낮으로 깨어 새 가지들을 붙들어주고 있다
나무들이 곧잘 거목이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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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한문화타임즈 |
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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