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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국민칼럼」 진짜 삶을 실험하다

 김영희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적시적소’라는 말이 요즘 질병 시기에도 적합하다. 코로나19를 초기에 방어하지 못하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질병에 유비무환은 아무리 지나쳐도 무방하다.

앞으로 전염병이 더 심각해지고 주기도 짧아진다니 미리 대비해야 한다. 전염병만을 연구하는 전담 부서, 전담 병원이 절실하다. 디지털화 원격진료, 병원 간 환자 데이터 공유, 철저한 개인 위생,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전염병 예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전국민의 면역력 강화를 위한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 청결 등도 생활화되어야 한다.

세상은 전쟁과 전염병의 역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과 전염병이 휩쓸고 가면 여러 변화가 일어났다. 중세 유럽, ‘페스트’로 인해 봉건 제도에서 자본주의가 태동 되었듯이 이번 코로나19도 여러 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광형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석좌초빙 교수는 코로나19가 지난 후 미래 변화 7대 요소로 STEPPER을 꼽았다. STEPPER는 사회 (S) , 기술 (T) , 환경 (E) , 인구 (P) , 정치 (P) , 경제 (E) , 자원 (R) 의 합성어다. 미래를 예측할 때 7개 요소로 나누어보라는 뜻이다. 

그 예로 사람 사이 관계 변화로 혼밥이 자연스러워지며, 살림살이는 어려워져 출산율도 더 내려갈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승자는 판이 바뀔 때 탄생하기 때문이다.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즉, 기회는 변화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사스와 메르스를 겪은 우리나라가 이번 코로나19에 잘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역경을 슬기롭게 대처한 결과물이다. 미래 사회는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번 코로나19 대처로 세계만방에 신뢰의 씨앗을 심은 셈이다. 이를 발판으로 더욱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기원한다.

요즘 휴교령이 내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자녀들과 재택근무 직장인 등으로 새로운 환경을 맞았다. 이럴 때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소원했던 부부, 자녀관계 등을 점검하며 정을 돈독히 할 기회다. 갑작스런 감금 생활로 답답해하는 자녀와 함께 바이러스와 세균, 환경 등을 공부한다면 미래에 언젠가 닥칠 전염병의 대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2~3개월 만에 코로나19가 전 지구촌으로 들불처럼 확산되었다. 무역과 세계여행의 연결이 촉매제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 중 하나인 ‘초연결’이 바이러스로 체면을 구겼다. ‘초지식’을 자랑하는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대항마일 줄이야. 고등동물인 인간에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상 천하를 지배한다는 현대인의 위용에 코로나19는 옹골차게 한 방을 날리는 형국이었다. 《삼국유사》에 처용의 탈을 쓰고 춤추면 역신이 도망간다는 내용이 전해지듯 원시적이었던 그런 기원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손무의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를 대처할 백신이 없어서다. 게다가 그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삼아 변태술 또한 능란하다. 처음 코로나19 발병 시 A급에서 시작해 C급까지 변형되어온 세상을 휘젓고 다니니 사람들은 속수무책이다. 과거 중세 시대의 ‘페스트’가 창궐하던 때와 별다를 바가 없다.

나는 오래전 읽었던 까뮈의 《페스트》를 상기했다. 죽음으로 이어 지는 두려움과 공포가 평정심을 잃게 했다. ‘페스트’는 쥐가 옮긴 전염병으로 14세기 중반, 전 유럽에서 발생했다. 부스럼이 나 피부가 검게 변하며 죽기 때문에 ‘흑사병’이라고도 불렀다. 

치사률 또한 매우 높았다. 당시 유럽 인구가 1/3로 줄었으며, 백년전쟁이 중단될 정도였다. 오스트리아 빈의 가장 번화한 거리에 페스트 퇴치 기념비가 세워졌으니 그 당시 페스트에 대한 공포를 짐작케 한다. ‘페스트’ 가 빠르게 퍼져 사람이 죽자 프랑스 정부는 오랑 도시를 봉쇄한다.

지금 각 나라도 공항 출입을 통제하고 도시도 봉쇄했다. 전 세계가 작은 오랑처럼 되어 오가지도 못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차단된 현실과 소통의 부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 흡사하다. 현대 의학이 매우 발달했다지만,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와 미미한 바이러스의 거대 위용을 생각해본다.

다행히도 다른 질병에 비해 치사율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미증상 상태에서도 전염시키고 몇 주 격리치료를 해야 한다. 사람들은 죽음보다 나로 인한 전염과 격리의 두려움을 갖는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 두기는 그동안 해왔던 경제활동, 사회생활, 학교생활 등을 제지당하며 반강제 생활을 하게 한다. 하지만 인간의 노력은 위대하다.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개발한 위업처럼 과학자들은 백신 개발을 위해 열중할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를 통해 궁핍과 절제, 당연함과 불편함의 차이를 깊이 새기며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가족 간의 사랑과 반목, 집밥과 청결의 유효함, 자원의 소중함, 과소비로 인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작년만 해도 3월이면 초미세먼지가 극심했는데 미세먼지량도 확 줄었다. 덕분에 지구도 휴식 시간을 얻었다.

주부들은 집에 무엇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고 정리하며 냉장고를 열심히 파먹고 있다. 그러면서 그간 얼마나 많은 자원 낭비를 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1회용품과 비닐포장 등의 남용이 지구를 몸살나게 했음을 깨닫게 했다. 더불어 환경을 살리는 일에 각자가 실행할 기회가 되었다.

먹을 것이라면 더 맛있는 게 뭘까를 고민했었고, 어디로 여행 가서 낭만을 즐길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때가 바로 엊그제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불과 두어 달 전과 세상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생소하기도 하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은 가짜다. 사실 나도 가짜 주부였음을 깨달았다. 그동안 가족 건강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싼 적이 몇 번이었던가? 편리라는 이유가 그것을 대신했다. 건강의 간절함이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싸게 했다. 더불어 그것이 건강 기원의 징표이기도 했다. 주부의 정성이 담긴 도시락을 먹는 가족 또한 고마움과 감사를 느끼는 알짜 시간이 되었다. 나의 룸메이트는 코로나19가 지속되어 지금처럼 관심받고 싶다는 농담마저 자연스레 읊조렸다.

앞으로는 전염병 등 자연재해가 더 많아진다고 한다. 이상 기온으로 해수면 상승, 산불, 쓰나미, 지진, 미세먼지, 물 부족 등 수많은 변화의 징조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자연보호, 환경보호를 하지 못하면 그만한 댓가를 되돌려 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물질만능시대에 한 번도 겪지 못한 세대들에겐 많은 깨달음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이 준전시 상황이라 하지만, 진짜 전시라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의 연속일까?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겪은 우리 조상들의 노고와 고통과 상처가 얼마였을지 가늠해 보는 시간도 갖게 했다. 역경을 잘만 견디면 부쩍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때문에 코로나19는 방만했던 삶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징검다리다. 게다가 또 다른 재해가 오더라도 담대히 이겨낼 노하우도 생길 것이다.

이번 일이 지나고 나면 4차 산업혁명은 가속화되리라 본다. 그동안 머뭇거리던 학교의 온라인수업, 원격의료시스템 가동, 헬스케어, 스마트워크, 환경, 저출산, 고령화, 이민정책, 다문화, 이권 다툼으로 인한 규제 관련 등 여러 산재한 문제들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19가 휴식처이자 새 도약의 중간자가 될 게 분명하다. 이제 더욱 타의에 의한 삶이 아닌 진짜 삶을 살아야 할 이유를 이번 기회에 실험했다. 이 위기가 지나고 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에 촛점을 맞춰 진짜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리라 본다.

 

* 필자 약력 *

- 육아 전문작가
- 한국강사신문 컬럼니스트
- 4차 산업혁명 미래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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