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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국민칼럼」 언택트(Untact)는 기회다

김흥중

 

“생이지지자 학이지지자 곤이학지자 곤이불학자(生而知之者 學而知之者 困而學之者 困而不學者)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 배워서 아는 사람,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 곤란을 겪고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

공자가 논어 계씨편에서 한 말을 《행복한 논어 읽기》의 저자 양병무가 쉽게 쓴 것이다. 필자는 이중에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곤이학지자), 곤란을 겪고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곤이불학자)’이 마음에 닿는다. 우리의 삶 속에는 크든 작든 쓰라린 고난의 과정이 반드시 온다.

인생은 삶의 광야를 지나면서 단련되고 성장의 기회가 온다. 고난은 우리를 겸손하게 가르쳐주는 동시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해준다.

지금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혹자는 인간이 너무나 교만하여 신이 인간에게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를 통해 연약함을 알게 한 것이라고도 한다. 두 달이 넘게 경제의 마비 현상과 일상생활의 제약을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준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과 곤란을 겪고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세상을 사는 우리 각자의 몫이자 선택이다.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코로나19가 가져온 세계사적 충격이 워낙 커서 이번 사태가 끝나면 코로나 전(BC, Before Corona) 과 코로나 후(AC, After Corona)의 시대로 나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럴듯한 이분법으로 시대를 나누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경제·사회· 제도·행동방식 등에 크나큰 도전을 던지고 있다.

인류에게 코로나19는 커다란 위기로 다가왔다. 위기라는 말은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다. 우리에게 주어진 또 한 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도 있다.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모든 인류가 인종, 민족, 종교에 상관없이 지구라는 한배를 탔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타인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다.

중세 유럽에 페스트(흑사병)가 유행할 때 이탈리아 피렌체 교외에 있는 별장에 모인 남녀 10여 명이 서로 위로하며 심심함을 달래기 위하여 나눈 이야기를 이탈리아 소설가 조반니 보카치오가 쓴 책이 《데카메론》이다. 전염병의 어려움을 함께하면서 나눈 대화가 훌륭한 문학작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1347년부터 1350년에 걸쳐 유행한 페스트는 유럽에서만 약 3,500만 명이 죽었다. 페스트의 유행은 영주를 포함한 기사와 성직자 계급이 지배하던 중세 유럽의 봉건 제도를 뿌리째 뒤흔들었고, 사회 질서, 경제의 흐름, 개인의 가치관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페스트로 가장 심한 타격을 받은 것은 교회의 권위였다. 전염병이 돌자마자 추기경이나 주교와 같은 고위 성직자가 앞다투어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더는 교회를 존경 하지 않았다. 많은 성직자가 페스트로 사망한 후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자질이 부족한 성직자가 대거 등장하자 평판은 더욱 추락했다.

유럽인들은 기도나 고행이 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전혀 효과가 없음을 알게 되었고, 전염병이 인간의 죄에 대한 신의 벌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에 회의를 갖게 되었고, 후일 종교개혁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데카메론》은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에서 재평가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중세 유럽의 흑사병 사태와 다를 바 없는 유럽에서 팬데믹 속에서 긍정과 욕구를 잃지 않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사회 경제에 ‘언택트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다. 언택트(untact)란 접촉(contact) 을 뜻하는 콘택트에 언(un)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언택트(비대면)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가 2017년 10월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온라인 기반 기술 확산을 지칭하며 처음 쓴 단어다. 정확한 영문법에 따른 용어는 아니지만, 최근 코로나19가 퍼진 후 국내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기계로 메뉴를 주문하는 키오스크나 VR(가상현실) 쇼핑, 챗봇, 드론 배송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판매 직원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다. 즉 맥도날드, KFC, 극장 티켓, 버스 매표 및 열차 매표의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는 이미 언택트 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다. ‘언택트 마케팅’은 1인 가구 급증 등 인구, 세대 구조가 변화하면서 대면 관계를 꺼리는 소비자의 태도 변화로 부상하고 있다.

언택트 기술과 IT 기술이 발달하는 배경에는, 젊은 세대들은 직접 대면을 통한 상호작용보다 디지털 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익숙하다. 메신저나 문자 소통에 익숙해 전화 통화를 기피하는 ‘콜포비아(call phobia,통화공포증, 통화 기피증)’라는 용어가 생겼다.

코로나19가 창궐하자 실제로 많은 사람이 물건을 사러 간 상점에서 직원이 말을 걸어오면 긴장을 하고,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종업원과 나누는 짧은 대화도 불편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언택트 마케팅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대면 소통의 구조를 가진 인간 정체성에 대한 왠지 모를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숙명여대 경영학과 서용구 교수는 “의식주에 관한 인간의 기본 욕망은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변화가 없는데 그걸 충족시키는 방법이 대면 (contact)에서 비대면 (untact) 으로 바뀌는 패러다임 시프트(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인간이 소통하고, 소비하고, 교육받고,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세계 곳곳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시하면서 오프라인 활동 대신 집안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실용화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인력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서비스 회사들이 코로나 19로 존폐 위기를 맞았지만, IT를 무기로 한 ‘언택트(비대면)서비스’ 테크 회사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언택트 트렌드, 집에 머무는 사람을 겨낭한 '홈코 노미 (홈과 이코노미의 합성어) , 방역 물품 등을 불러왔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에서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원격의료, 전자상거래 등이 확대되면서 컴퓨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홈코노미 품목 역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 공포'로 화장지와 가공식품 등의 사재기로 화장지 원지, 가공식품, 라면, 김치 등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K 방역 산업' 즉 의료용 방진복, 외과용 라텍스 장갑, 손 소독제, 코로나 진단키트 등이 수출 효자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AI) ,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와 사람과의 만남 대신 기기를 통해 소비하는 ‘언택트(Untact)기술’을 바로 우리 곁에서 매일매일 접하고 이용하고 있다. ‘핸드폰책쓰기코칭협회’에서도 ‘언택트 기술’을 이용하여 핸드폰으로 책쓰기를 추천한다.

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두 달 이상 진행되고 있는 ‘언택트 현실’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성과를 창출했다고 자부한다. 도서출판 넥센미디어 편집국장으로 한 주간에 두세 번 출근했는데, 코로나19로 하루만 출근하고 있다. 재택을 하면서 세월과 현실을 탓할 수가 없어 나름대로 일과를 정해 착실히 실행했다.

필자의 일정은 밤 12시 30분경에 잠자리에 들어 오전 6시에 기상한다. 신문 두 개를 꼼꼼히 읽고 필요한 기사는 스크랩하여 컴퓨터 자료 모음방에 옮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책 원고를 쓴다.

헬스장에서 매일 2시간, 주 5일 운동을 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휴관이 되어 내가 거주하는 분당에 있는 불곡산에 2시간 정도 매일 등산으로 재택 생활의 답답함을 없애고 체력을 다지고 있다. 등산 이후는 휴식과 독서를 한다. 오후 9시 뉴스를 보고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책 원고를 쓴다.

이런 일정을 두 달을 한 결과는 《글쓰기 책쓰기를 위한 현대문법 어문규정》 수정판과 《수능국어 고득점을 위한 현대문법 어문규정》을 출간했다. 금년 9월에 시리즈 10권으로 출간 예정인 《어린이 조선왕조실록》의 원고를 2년 전부터 쓰던 것도 완성했다. 《조선왕조실록 해제》외 4개 원고도 완성했다. 넥센미디어와 출간 계약한 작가 3명의 원고 코칭과 교정을 완료하여 편집팀에 넘겼다. 

필자에게 코로나19 와 언택트가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필자는 언택트를 실행하여 공자가 말한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 (곤이학지자) ’이 되었다. 성공한 사람의 삶은 대부분이 배워서 알지만, 때로는 고난을 통해서 알게 된다.

두 달 동안 재택을 하는 동안 필자는 의식과 생각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번 기회에 가사 즉 주방에 관한 일을 반이라도 하여 아내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하였다. 마트에 함께 가고,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집안 청소를 하고, 세탁기로 세탁을 하는 등 가사의 반을 해보았다. 코로나19가 아내의 집안일을 이해하게 해주고 몸소 실행해보니 아내 존재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아내 역시 가사 일의 부담을 조금 덜어서인지 코로나19가 고맙다는 농담을 한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번 팬데믹(pandemic)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져, 온 인류가 공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감염자가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치솟고 있어 세계 정치, 경제, 사회 등 인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경이 봉쇄되어 글로벌 시대에 사람의 이동에 제동이 된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가 오래된 가치를 새롭게 재확인시켜준 것도 있다. 위기에서 꽃을 피운 인간애다. 삭막한 사회에 살고있는 줄 알았는데, 여전히 사람은 사람을 사랑한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위험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의료진의 희생, 소포 배달 아저씨께 남기는 따뜻한 손글씨의 감사 쪽지는 인류애를 확인시켜준다. 

인류애는 우리가 계속 가지고 가야 할 소중한 가치다. 필자는 공자의 말씀인 ‘고난을 통해 배우는 사람 (곤이학지자) ’이 되게 해주고, 언택트를 기회로 잘 응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해준 코로나19에 고마움 아닌 고마움을 표시하며 글을 맺는다.

 

 

* 필자 약력 *

- 작가, 넥센미디어 편집국장, 기업인
- 저서 《글쓰기 책쓰기를 위한 현대문법 어문규정》, 《수능국어 고득점을 위한 현대문법 어문규정》, 《성공을 위한 여섯 가지 마인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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