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가 왜를 경영했음을 보여주는 기사들 

<일본서기>에는 왜곡, 허구의 기사가 대단히 많지만 사실을 기록한 기사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의 지명이 한국 지명으로 되어 있는 기사, 일본 비다쓰(敏達) 천황이나 조메이(舒明) 천황이 ‘백제’ 라는 지명을 가진 곳에 왕궁을 건립한 기사, 일본의 조선, 항해 수준이 유치하여 중국은 물론 한국을 왕래할 때는 전적으로 신라의 도움을 받아서만 가능했다는 기사, 그리고 일본 천황이 백제의 왕족인 복신福信의 지시에 따라 오사카에서 멀리 북규슈까지 달려가 백제 구원군을 위한 여러 가지 무기를 비축했다는 기사 등이 그것이다.

일본의 식민사학자 5인의 주장

그러나 일본 고대사학자들은 사실을 기록한 <일본서기>는 물론이려니와 일본 군대가 백제의 군대라는 것을 명기한 <구당서>, <당서> 등의 중국 기록조차 무시하고 오로지 자기들 멋대로 허구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일본서기>의 허구, 왜곡의 정도는 심하지만 일본 고대사학자들의 왜곡, 허구 주장은 <일본서기>의 그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정도가 심하다. 그래서 일본인 사학자들을 개별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지금까지 약 30명의 일본 고대사학자를 비판한 바 있지만 여기서는 지면 관계로 초기에(1987-1989)에 발표한 5인의 허구 주장만 제시하고자 한다. 초기에 발표한 스에마쓰 야스카즈, 이마니시 류, 미시나 쇼에이, 이케우치 히로시, 오타 아키라 등 5인의 주장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스에마쓰 야스카즈(末松保和)의 주장

⓵ 신라의 내물왕(356-401)이 신라 최초의 왕이다.
⓶ 신라 왕위 계승(1-22대)은 조작이다.

이마니시 류(今西龍)의 주장

⓵ 한국은 초기는 중국의 식민지였으나 삼국시대에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⓶ 신라인은 중국인이었으나 후에 일본에 이주한 일본인이 되었다. 
⓷ 백제 왕의 왕위계승이나 천도는 일본이 좌우하였다.
⓸ <일본서기>를 중심으로 한국사를 연구해야 한다.
⓹ <삼국사기> 초기기록은 조작되었다. 
⓺ 내물왕이 신라 최초의 왕이다.
⓻ 신라 왕위계승(1-22대)은 조작이다.
⓼ 신라의 건국년은 조작이다.

미시나 쇼에이(三品彰英)의 주장

⓵ 신라의 화랑은 남방(대만 고사족)에서 전해 내려왔다.
⓶ 일본이 남한을 경영하였다.

이케우치 히로시(池內宏)의 주장

⓵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조작되었다. 
⓶ 일본 장군이 신라를 정벌하였다.
⓷ 고대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다.

오타 아키라의 주장

⓵ <삼국사기>는 조작되었다.
⓶ <일본서기>의 기년, 연대가 연장되었지만 역사적 진실을 포함하고 있다.
⓷ 한반도는 일본의 속국 또는 식민지였다.

위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일본인들의 한국사 왜곡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정도가 심하다. 신라의 초대 왕부터 22대 왕까지의 왕위계승은 조작이고, 초기 한국은 중국의 식민지였으나 삼국시대부터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으며 또한 신라인은 처음에는 중국인이었으나 후에는 일본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백제의 왕위계승이나 천도는 일본인이 결정하였으며 신라의 건국년은 조작이며 신라의 화랑은 남방에서 온 사람이며 일본은 남한을 경영하였으며 일본의 장군이 신라를 정벌하였다고 주장한다.

백제의 일본 지배 진실을 숨기려는 전략

나는 일본인들의 이러한 주장을 보고 곧 일본인들이 고대 한일관계의 진실을 숨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후 그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 결과 과연 일본은 백제왕이 백제 관리들을 정기적으로 파견하여 경영하는 백제의 직할 영토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진실을 숨기려고 일본인들은 그렇게 난리를 친 것이다.

  <최재석 전 고려대교수, <역경의 행운>, 269-271>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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