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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문학 예술」(1956.11)


김현승 시인(1913-1975)

평양 출생. 목사인 부친을 따라 광주에서 성장했다. 1935년 <조선시단><동아일보>로 등단, ‘혜성같은 시인’으로 극찬을 받았다. 광주 숭일학교 교사로 신사참배 거부에 연루돼 파면 당했고 이후 해방 무렵까지 절필했다가 1950년대 이후 활발히 문학 활동을 전개했다. 조선대, 숭실대 교수이자 한국의 대표적 시인이다. 대표작은 ‘가을의 기도’ ‘견고한 고독’, ‘플라타너스’, ‘눈물’ 등이 있으며 <김현승시초> <옹호자의 노래> <견고한 고독> 등의 시집이 있다. 차를 좋아해 호를 ‘다형’(茶兄)이라 했다.

유수연 기자  miracle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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