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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식민잔재 국보 1호 변경이 그렇게 어렵나?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숭례문 국보1호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사회적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숭례문 국보 1호 문제를 제기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답변한 정재숙 문화재청장

국보 1호로 숭례문은 부적절하다

전용기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일제가 조선을 점령한 사건을 상징하기 위해 국보 1호로 숭례문을 지정했기 때문에 이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1933년 8월 9일 제6호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 공포이후 임진왜란 당시의 '전승개선문'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일제는 남대문을 보물1호,동대문을 보물2호로 지정했고 이것이 해방후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시행하면서 숭례문을 국보 제1호, 동대문을 보물 제 1호로 제정했다.  대한민국 국보1호,보물1호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 1996년부터 일제 청산 등을 이유로 '숭례문 국보 1호 지정 논란'이 일어났다. 2005년 감사원에서는 '숭례문은 조선총독부에서 지정한 문화재로 국보 1호로서 상징성이 부족하다'며 숭례문의 국보 1호 해지를 권고도 한 바 있다. 당시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도 숭례문이 아닌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문화재위원회에서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부결했다.

숭례문은 일본장수의 승전문이었기에 국보 1호된 것

전용기 의원은 "숭례문은 일본 장수가 승전에 드나든 길이었기 때문에 서대문처럼 부수지 않고 놔둔 것"이라며 "국보 1호를 바꿀 생각이 있는가"라고 정재숙 청장에 물었다.

전의원의 말 그대로다. 일제강점기 초기 남대문(숭례문)을 비롯한 서울의 관문은 모두 철거대상이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가담했던 한성순보 사장을 지낸 아다치 겐조(安達謙藏, 사진)는 1910년 “조선인을 동화시키려면 반일 기념물들을 제거해야 한다”(‘조선’ 32호)고 주장했다. 특히 일제는 용산 신도시 건설을 포함한 대대적인 도시개조 계획을 세웠고 이에 따라 남대문,동대문,서대문 등 조선의 사대문은 모두 파괴 대상이 됐다. 

숭례문은 ‘철거 0순위’였다. 당시 조선주둔군 사령관인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사진)는 예산을 이유로 “숭례문을 포격, 즉 대포 한방으로 철거하자”고 과격한 주장까지 내놓았다. 그는 일제 육군 원수를 역임했고, 1916년부터 1919년까지 제2대 조선총독을 지냈다. 

그러나 당시 일본거류민단장이던 나카이 기타로(中井喜太郞)는 “남대문은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입성한 문입니다. 파괴하는 것은 아깝습니다.” 라고 하며 설득했다.  

철거 위기에 놓인 숭례문은 임진왜란 당시의 '전승개선문'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서 살아남았다. 흥인지문(동대문) 역시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이 입성한 문이라는 이유로 살아남았다.


문화재청위에 군림하는 문화재위원회?

이에 정 청장은 "문화재위원회가 이미 (숭례문 국보 1호 지정 변경 관련)결정을 한번 내린 바 있다"면서 "문화재청이 지향하는 국보와 보물 지정에 대한 행정 방향은 지정주의가 아니고 목록주의다. 문화재의 중요도에 대한 가치를 매기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국회의 지적이 들어와 문화재위원회에서 통과된게 있는가. 문화재청 위에 문화재위원이 있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선은행이 발간한 간행물에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 사실이 적혀있다고 해도, 숭례문 국보 1호 지정 배경이 조선을 침략한 일본이 '국위선양'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에도 문화재 지정에 바뀌는 게 없다"면서 "문화재위원회에서 다 부결을 놓을거면 문화재청이 아니라 문화재위원장이 이 자리에 나와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관리번호'가 우선시돼도 '국보 1호'의 상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현장에선 '국보 1호'만 기억한다"며 "일본이 조선의 수도를 탈취한 목적과 배경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 안내서에도 숭례문을 '내셔널 트레저 넘버원(National Treasure No.1)'이라고 한다"면서 "숭례문의 국보 1호 취소가 '문화재청이 이야기하는 관리번호만의 문제인가'하는 궁금증도 있다"고 부연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국보 1호 숭례문에 대한 여러 배후와 상징성, 역사성에 대한 지적은 일부 수긍한다"면서도 "지정 순번은 문화재 관리를 위해 내부적으로만 쓰게 될 것"이라로 언급했다. 이어 "의원이 말한대로 보물과 국보에 대한 가치 체계를 재평가하게 되면 역사가 어떻게 될지 몰라 혼란이 올것"이라고 우려했다.


문화재청장은 바뀌어도 답변은 똑같다.  문화재청장이나 문화재위원회는 국보의 지정번호가 서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늘어놓으면서 변경을 묵살하고 있다. 그러나 지정번호인것은 맞아도 1호는 다르다. 1호에 의미부여는 일본 제국주의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국민들도 ‘숭례문=국보 1호, 흥인지문=보물 1호로 중요시 여기고 있다. 2호부터는 알지도 기억하지도 못한다. 1호가 가진 강렬한 상징성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배워오지 않았는가?  그렇기에 숭례문이 불탈때 그렇게 모든 국민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눈물도 흘린 것 아닌가? 왜 이제와서 일련번호일뿐이라고 답변만을 고수하는 것인가? 오히려 일련번호일뿐이라면 바꿔도 문제없는것 아닌가?  

전용기 의원은 "아픈 역사를 국가 보물로 갖고 있는게 더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받아쳤다. 맞는 말이다. 더 큰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청산되어야 할 역사는 청산해야한다. 

이어 전 의원은 "일본이 한국을 정벌한 문으로 상징되는 숭례문의 의미를 우리가 그대로 받아 국보 1호로 유지한다는 것은 일본이 환영할 만한 내용"이라며 "국보 1호에 대해 잘못된 점을 보고 중요도와 관심도, 상징성 등을 논의해야 한다. 문화재위원회에도 청장의 소신을 밝히고 주장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전 의원이 훈민정음 해례본의 국보 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런 의견까지 종합해 연구하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매년 국정감사가 있고 매년 답변을 받고 있지만 숭례문 국보1호 문제도 이것을 끌어온지 30년이 다 되어간다. 그토록 국민들이 왜 국보1호를 바꾸어야 한다고 하는지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보1호를 지정해지하는 것을 먼저하고 이후 1호를 논해도 늦지 않다. 바꾸어야할 대의명분은 충분한데도 문화재위원회는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가 8일 훈민정음 해례본을 국보 1호로 지정해달라는 청원을 국회에 접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대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전용기 의원, 구진영 문화재제자리찾기 연구원,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구진영 연구원 제공

참고자료 

일제잔재 국보1호 숭례문, 국보지정을 해제하라  참여인원 : [ 341명 ]  청원시작2020-08-13 청원마감2020-09-12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1637

국보1호 숭례문, 이제는 국보지정을 해제해야 
http://www.hmh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5389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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