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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통일운동가 백기완 선생, 영면에 들다

어제 새벽 4시, 통일운동가이며 민중, 민족, 민주의 큰별이며 큰 어른이었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89세로 영면에 들었습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시와 딸 백원담.미담.현담 아들 일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되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원문을 쓰셨던 선생은 생전에 우리 민족의 하나됨을 피맺힌 마음으로 읊은 시가 있어 당신님의 영전바칩니다.

 


백두산 천지

백기완

 
저 풋것의 신비인 양
영혼의 그림자 드리운
백두산 천지
목에서 황내가 나도록
타오르고 싶어라
이 거친 숨결
이 가쁜 숨결로
압록강 바람결을 거슬러
두만강 뗏목 위 흐득이는
영원한 해방의 노래
독립군의 핏자국
하늘이 찢어져라
선창하고 싶어라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꽁꽁 얼어 붙은
산봉우리 마다
미친듯이 불을 당겨
녹아 내리는 얼음 물로
사십년 동안 묵은 때
사그리 벗고 싶어라
그리하여
그리하여
남북은 우뚝 선 곳도
후미진 곳도 없는
태평 삼천리
그리움에 쩔은 그리움에 쩔은
백옥같은 님을 향해
배를 띄우라
돛대 높은 곳엔
사람이 하늘이요
일하는 자가 주인인
조상의 넋(東學)을
나부껴야 한다
암 나부껴야 한다 
거기서
거기서
얼과 얼이
부둥키게 하고
피와 피가
살을 맞게 하고
그리하여 다시
한 밤을 차고 나온
목청 큰 민중으로 하여금
노를 잡혀라
어기여차 떠나가는
사공의 뱃노래 따라
기슭에 꽃잎은
강물을 덮고
버선발로 뛰어나와
한번쯤 뒤돌아 보며
울어대는 흰옷의 무리들
아, 그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우리 다 함께 터져야 할
그 날의 아우성으로
백두여 울어라
천지여 넘쳐라

 

 

박상준 기자  sjbak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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