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람연구소 이덕일 소장이 STB역사특강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되었던 동북아역사지도 사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이번 강의에서는 국회에서 쟁점으로 다뤄지지 못했던 동북아역사지도의 문제들, 하버드 대학의 한국 고대사 프로젝트의 전모에 대해 설명한다.

하버드대의 한국고대사 프로젝트 역시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로 하버드대 한국학 연구소에 10억 연구비를 지원, 6권의 한국고대사 연구서를 영문으로 발간하는 사업이다. 이 역시 한민족 역사에 대한 통찰과 연구 없이 일제 강점기 식민사학의 주장을 그대로 실어 놓았다. 한민족의 역사는 고조선이 아니라 한사군으로부터 시작하며 한사군의 위치는 한반도 북부 안으로 표기되었다.

심지어 지도에는 한사군이 네 개가 아닌 다섯 개 군현으로 그려져 있다. 이는 한사군 중 하나인 진번군의 위치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친 일제 식민사학자들의 설說을 다 실어주려다보니 벌어진 코미디이다. 이것이 어떻게 45억이라는 국민 세금이 투입되어 진행된 국가 프로젝트일 수 있는지 이덕일 소장은 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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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지도 역시 한사군 표기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직도 한사군의 위치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여 연구가 진행되어야하는 상황이지만 동북아역사지도는 중국에서 주장하는 한사군의 위치 지도를 그대로 실었다. 문제는 이 지도가 정부발행 지도라는 것이다. 정부발행으로 이런 지도를 발간한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한사군의 위치를 한반도 이내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한 유사시에 중국이 북한을 점령하고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할 때 반박할 명분이 없게 된다.
독도도 마찬가지다. 동북아역사지도는 일관되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배제하고 있다. 심지어 독도 표기문제를 지적받고 5개월의 수정기간을 주었음에도 독도는 또 누락되었다. 일본과 역사 갈등을 넘어서 국가 간 정치적 갈등의 쟁점이 되고 있는 독도 문제를 배제하고 어떻게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지 의문이다.

또 한 가지 이덕일 소장이 큰 문제로 지적한 점은 4세기 지도이다. 이 지도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모두 표기되어 있지 않다. 세 나라의 존재에 대해 명백히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사서 삼국사기가 있지만, 초기 기록을 믿을 수 없다는 일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삼국사기 초기기록 불신론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전해주는 프로젝트 진행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우연히 동북아역사지도 관계학자들의 회의록의 일부가 공개된 것인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의 동북공정에 동조하며 고조선의 특별성을 약화시키고 강역을 축소하여 표기하자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작된 지도가 폐기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비정상이지 않겠는가?
정나라 기자 singleorig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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