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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辛丑年 3월 18일 산책길에

 

깊은 숨 한 번 들이 쉬며

                              태 종 호

광활(廣闊)한 우주공간(宇宙空間)에서
새삼스레 나의 존재를 각인(刻印)시키는
다양한 편린(片鱗)들.

사랑하는 사람들,
수많은 생명체와 명소(名所)들,
극적인 기적(奇蹟)의 순간(瞬間)들,

낮과 밤의 조화(造化),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순환(循環),
창공에 빛나는 일월(日月)성좌(星座),

운우풍설(雲雨風雪)과 뇌성벽력(雷聲霹靂), 
산천수목(山川樹木)과 녹음방초(綠陰芳草),
계절 따라 익어가는 탐스런 열매,

밀림(密林)과 평원(平原)을 달리는 동물들,
물속을 누비는 해조류(海藻類)와
허공(虛空)을 수놓는 비조(飛鳥)들,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심오한 문헌(文獻)들,
볼수록 경이로운 유물과 유적(遺蹟)들,
들을수록 감동적인 음률(音律)과 진언(眞言)들,

아! 어쩌면 
이렇게나 많은 보물(寶物)들이
내 곁에서 오늘도 손짓하고 있건만

눈멀어 바로 보지 못하고
해찰하느라 느끼지도 못하고
무심하게 세월(歲月)만 축내고 있다면

내 어찌 감성(感性)이 있다 할 것이며
내 어찌 회한(悔恨)이 없다 할 것이며
내 어찌 생(生)을 누렸다 말할 수 있으리.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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