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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생의 감각 - 김광섭생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노래하다

여명(黎明)의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도 있고 가는 사람도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빛은 장마에
넘쳐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生)의 감각(感覺)을 흔들어 주었다.

​- 김광섭, 「생의 감각」

* 이 시는 1965년 4월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대학 야구 경기를 관람하다가 뇌일혈로 쓰러져 일주일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깨어난 작가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절망적인 진단이 내려졌고 가족들도 죽음을 각오한 당시 상황에서 시인은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하고 입원 석 달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시인의 작품 세계에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성찰이 깊게 반영되었다.

여치헌 기자  qlsdlwk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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