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 이슈 문화/예술/스포츠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거문고에 실어 연주하다충북문화관 5월 문화가 있는 날 숲속콘서트 '고구려의 여운' 개최

 충북문화재단(대표이사 김승환)의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5월 26일(수) 저녁 7시에 개최 예정이었던 숲속 콘서트 '고구려의 여운' 공연은 빗방울이 흩날리는 야외공연장 상황을 고려해 1층 전시공간으로 옮겨 진행되었다.

 충북문화관 문화가 있는 날 숲속콘서트는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 '문화랑 놀자'란 이름으로 충북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이음창의 구실을 하며 수준 높은 공연으로 짜여져 진행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인 충북문화관(http://www.cbcc.or.kr)은 1939년 건립되어 과거 71년간 충북도지사 관사로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도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심속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해 도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청주 시내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으며 무엇보다 예술가와 도민들의 문화적 향유의 문화 예술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문화이음창을 통해 20명 인원을 사전접수한 뒤에 운영했다.

 이번 공연에서 9백년 고구려의 패기와 기상을 담고 있는 전통 악기인 거문고의 깊고 웅장한 선율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곡은 청주실내국악단원들이 연주한 ‘천년만세(千年萬歲)’로 대금과 거문고, 양금(유일하게 쇠줄을 가진 전통 현악기)이 어우러져 가장 빠르고 경쾌한 맛을 자아내며 시작을 알렸다. 두 번째 곡은 궁중에서 연주되었던 정악곡 중에서도 다양한 주법을 사용하는 ‘수연장지곡(壽延長之曲)’으로, 왕의 장수를 축원하는 내용으로 짜여졌으며 과거 당상관 이상의 벼슬아치들이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느리지만 장중한 느낌을 자아내는 거문고 합주가 돋보였다. 세 번째 곡은 ‘비현(飛弦)’(작곡 이재화)은 개량 거문고 ‘회현금(回絃琴)’으로 연주되었다. 시공을 초월해 세상에 알려지길 기원하는 거문고 명인 이재화의 마음을 담았다는 이 곡은 음색의 변화와 도약 진행에 유리한 회현금의 특징을 잘 살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경은의 멋진 연주는 관객들의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네 번째 곡은 ‘거문고 산조(신쾌동流)’로 조유임의 연주를 통해 경쾌하면서 날렵한 음색을 느낄 수 있었다.  1896년 백낙준이 남도의 시나위 가락을 모방하여 지었다는 거문고 산조는 백악지장(百樂之長)인 거문고로 천한 음악을 한다고 일부의 심한 반발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점차 음악적 기교와 가능성을 가장 다채롭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신쾌동류는 섬세한 연주 기법으로 복잡한 리듬을 역동적으로 구사하며 초기의 산조를 세련되게 다듬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섯 번째 곡은 북한 흥남제련소의 철강노동자들의 강인한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출강(出鋼)’(김영실 작곡)으로 이연수, 고명지의 거문고 협주로 장쾌한 음색을 빚어냈다. 
 
 마지막 곡은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총 4악장으로 구성한 ‘고구려의 여운’(정대석 작곡)으로 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원래 음대 출신이 아니지만 고구려의 패기와 기상을 담고 있는 거문고의 깊고 웅장한 선율에 심취해 독학으로 거문고 명인에 오른 정대석 서울대 음대 교수의 이력이 이채롭다. 고구려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2000년에 고구려 악기인 거문고를 알리기 위해 고구려의 모든 것을 담아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곡은 1악장 '고구려의 여운', 2악장 '회상', 3악장 '무용총의 벽화', 4악장 '고구려의 기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천년만세(千年萬歲)’ 연주 장면
‘거문고 산조(신쾌동流)’ 연주 장면

 연주곡에 얽힌 이야기들을 맛깔스러우면서도 깊이 있게 중간중간 풀어낸 류재춘 해설자(청주시립국악단 가야금 상임단원)의 해설은 콘서트의 재미와 품격을 잘 조화시켰다.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고구려 고어 해석으로 거문고의 유래에 얽힌 이야기들을 흥미있게 풀어내며 거문고에 대한 지식을 더했다. 

 가야의 대표적인 현악기가 가야금이라면 고구려의 대표적인 현악기는 거문고인데 왜 거문고가 으뜸 현악기이자 고구려를 대표하는 악기가 되었는지를 고구려 고어 해석을 통해 풀어냈다. '검, 곰'과 현악기를 뜻하는 '고'가 합쳐졌다는 풀이를 소개하며 시민들의 거문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이끌어냈다. 

 '검, 곰'이라는 단어에서 고구려인들이 천손 민족으로서 지닌 자부심과 기상을 음양이 잘 조화된 악기인 거문고를 연주하며 이를 음악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는 손가락의 단단해진 마디마디 살만큼 오랜 기간 숙련된 거문고 연주자들의 농현(거문고의 연주 기법)을 통해 더욱 멋진 무대가 되었다. 이번에 고구려 악기인 거문고의 역동적인 음색과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기에 앞으로도 이어질 숲속 콘서트의 또다른 무대를 기대해 본다.    
 

여치헌 기자  qlsdlwkao@naver.com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치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개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