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납동 토성 내 주거지의 부뚜막 시설과 최근 발견된 몽촌토성 버섯 등 식재료 처음으로 소개
- 고구려 고분벽화의 부엌을 모사도로 보여주고 모형으로 재현
- 최근 조사된 아라가야 추정 왕궁터의 취사시설을 모형·영상으로 소개

 이번 전시회는 삼국시대 사람들의 생활과 관련하여 중요한 부엌을 출토유물과 함께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는 전시로서, 삼국의 부엌의 특징을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고대의 식재료 및 조리도구와 식기를 통해 고대와 현대의 연속성을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전시는 현대에서 과거로 시대를 거슬러가는 전시구성을 하고 있다. 현대 부엌의 상징인 싱크대로부터 근대의 부엌, 조선시대의 부엌을 지나 삼국의 부엌을 연출하였다. 삼국의 주거유적 내 부엌과 관련된 유구와 유물을 살펴보고, 백제와 고구려, 신라·가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담아내고자 했다.

 전시회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성백제박물관 홈페이지(http://baekjemuseum.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 프롤로그 <현재에서 과거로> ▴1부<부엌의 등장과 부뚜막 신앙> ▴2부 <고구려의 부엌> ▴3부 <백제의 부엌> ▴4부 <신라와 가야의 부엌> ▴에필로그 <부엌의 의미> 순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주거생활공간으로 제일 먼저 부엌이 등장하는 과정과 부뚜막 신앙에 대해 살펴본다. 부뚜막 신앙은 상장의례喪葬儀禮로도 이어져 부뚜막 명기를 무덤에 부장하는 풍습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좌)군산 여방리 출토 아궁이모양 토기 (중)서울 우면동 유적 장고모양 토기 (우)풍납동 197번지(미래마을) 일원 가-1호 주거지

 2부에서는 고분벽화와 아차산 일대의 보루 유적에서 확인되는 고구려의 부엌을 소개한다. 안악3호분 속 상류층의 부엌은 단독으로 독립된 공간으로 부뚜막에서는 요리를 하고 그 옆에서는 상차림을 하였다. 반면 고구려 군사 주둔지와 산성에서 발견되는 부엌은 방형이나 장형의 지상주거지 안에 위치하며 주거지 내부의 벽에  ‘ㄱ’자 모양과 ‘l’자 모양의 구들이 딸려 있었다.

(좌)평택 세교동 출토 식기 (중)부여 쌍북리 출토 굴뚝 (우)몽촌토성 출토 버섯

 3부에서는 백제의 부뚜막과 다양한 종류의 취사용기, 식기, 식재료를 보여준다. 백제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이용해 ‘ㄱ’자 모양과 ‘l’자 모양의 구들을 만들었다. 계란 모양 토기나 솥을 꽂아 사용하였으며 깊은 바리 모양 토기를 사용해 아궁이 주변 잔열까지 조리에 이용하였다. 백제는 바다와 강, 산과 평야가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풍부한 식재료를 확보하였고 4세기부터 중국과 통교하며 중국 자기를 수입하여 중국자기를 모방한 다양한 토기를 제작하여 식기로 사용하였다.

(좌)안악3호분-부엌 (중)용마산 2보루 출토 식기 (우)김해 금관가야 궁허지 출토 아궁이 모양 토기

 4부는 신라와 가야의 부엌으로 구성한다. 신라와 가야는 낙동강 유역의 평야와 인근 해안을 통해 풍부한 식재료를 확보하였고, 다양한 먹거리를 이용하여 조리·가공법을 발전시켰다. 신라와 가야의 영역이 유동적이어서 두 나라의 부엌 특징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으나, 최근 들어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터의 취사시설 같은 유적이 발견되어 기대가 크다. 전시에서는 이 취사시설을 모형으로 복원하여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

삼국의 시루

 삼국의 부뚜막시설과 취사·조리도구, 식기, 식재료를 함께 보여주는 이번 전시를 통해 나라별·신분별로 개성이 넘치는 부엌을 만들어냈던 삼국시대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보시기를 부탁드린다. 또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가족이 모여 소통하는 소중한 공간이 된 부엌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김대한 기자  daehannama7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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