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時事)논평(論評)
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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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류 최대의 재난이라 할 만한 코로나 정국에서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선거전이 한창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우려를 넘어 실망에 가깝다. 그것은 이번 대선이 유독 후보들에 대한 기대나 설렘이 없고 국민들의 정서를 외면한 정치권만의 잔치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초대형 재난으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 근간이 흔들리고 국제정세가 대전환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5년, 5000만 국민의 삶과 나라의 명운이 걸린 대선(大選)이건만 국민들에게 희망보다는 또다시 좌절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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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 국정 운영에 대한 큰 그림과 이를 실행할 방안 제시는 빈약하고 녹취록이나 음성파일 공개 등 상대방 흠집 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와 “재난극복”과 같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이라는 대명제는 아예 실종되었고 “여민동락” “소통화합”과 같은 정치의 기본개념조차도 혼미한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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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뜻과는 달리 날이 갈수록 후보자 본인과 가족, 측근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제기와 곁가지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하게 전개될 뿐이다. 국민들에게 절실한 민생경제 살리기, 적폐청산을 위한 권력구조개편, 심각한 청년실업 해소와 출산율 제고 방안, 빈부양극화와 안전문제 같은 긴박하고 중요한 문제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에도 신뢰와 감동이 없고 차별성도 눈에 띄지 않는다. 미래지향적 비전이나 후보별 핵심공약은 보이지 않고 믿거나 말거나 실행이 의심되는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는 선심성 공약만 남발하고 있다. 당연히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박할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은 정치 불신과 함께 최선(最善)의 후보가 아니라 차악(次惡)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하는 후보들의 선호도 역시 이를 확연히 뒷받침하고 있다. 거대 양당의 유력후보들조차 40%대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머물며 시종 그 선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다. 그것도 정책의 선호도에 따른 변화가 아니라 비리나 스캔들 같은 폭로성 사안에 따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어느 후보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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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걸 맞는 개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큰 정치가 아니라 치졸하고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정치를 답습하기에 그렇다.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적 시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좀처럼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변화를 거쳐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선거 때만 되면 정권재창출, 정권교체, 단일화와 같은 안일한 구호만 요란하고 국민 편 가르기와 상대방을 비난하는 소리만 진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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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코리아 이글뉴스 |
선거전략 또한 유치하고 옹졸하다. 왜 TV정책토론을 양당후보만 고집하는가. 모든 후보가 함께 모여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공평 정당하지 않은가. 시작도 하기 전에 국민들의 알권리부터 차단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려고 하는가. 선관위나 언론들은 왜 침묵하는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군소정당들의 정책까지도 수렴하는 아량은 정영 없는 것인가. 마치 “모 아니면 토”요. 승자독식의 “오징어게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정치의 기본요체인 “소통과 화합”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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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익희 선생의 친필 - 주권재민 |
대선후보들과 각 당의 선거사령탑에서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 바란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건 세찬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었다는 이솝우화도 상기해보기 바란다. 대통령이라는 직위는 반대자는 물론이고 적대자까지도 포용하고 통합해야 하는 자리다. 남은 선거운동기간이라도 백해무익한 흠집 내기 경쟁을 멈추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바를 놓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양질의 정책경쟁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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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와 정당들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어쩔 수 없이 투표장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설레고 희망찬 마음으로 발걸음 할 수 있도록 선거문화부터 환골탈태(換骨奪胎)하기 바란다. 더 이상 “귀환불능지점”에 빠지기 전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고대한다. 바른 정치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선거 후에 닥쳐 올 결과까지 예측할 수 있는 혜안(慧眼)을 갖추어야 비로소 큰 정치요, 참된 정치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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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국제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세계경제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는 중요한 선거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반전이나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현재 각 당에서 선출된 후보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올 것이고 그들의 통치력에 따라 대한민국의 장래가 좌우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막중하다. 따라서 선출될 대통령의 책무 또한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국내문제도 일자리, 가게부채, 주거불안 등 수많은 난제가 쌓여있어 그야말로 초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고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는 외교적 파고를 헤쳐나 갈 대외전략 역시 예측불허의 급박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미‧중의 패권경쟁과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러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외교적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일관계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재개선언으로 남북관계, 북미관계 역시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대선후보들의 정책에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응의지나 대외정책에 대한 원론적 언질조차 보이지 않는다. 득표에 유리한 국내의 소소한 이슈들만 골라서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적어도 일국의 대통령후보라면 득표 전략이나 선거 승리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미래와 명운이 걸린 국제문제에 대한 경륜과 철학, 외교정책에 대한 소신도 눈치 볼 것 없이 국민들 앞에 당당하게 피력해야 할 것이다.
북한 관련 안보이슈에 대한 대응과 전략,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끌어낼 비전 제시, 미‧중 사이에서 제기되는 전략적 선택에 대한 원칙, 일본과의 관계재정립문제,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관계개선 등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큰 그림 정도는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이제 선거일이 40여일 남았다. 선거전도 갈수록 열기를 더할 것이고 토론회를 비롯해 국민들과 직간접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많아질 것이다. 대선후보들 모두 심기일전(心機一轉)하여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희망과 신뢰를 심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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