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교와 달리 도교에서는 윤리도덕의 실천이 개인의 수명을 결정짓는다고 보았다. 한대漢代에 쓰인 도교 경전 『태평경太平經』에서는 황천, 즉 하늘이라는 절대자가 선악 행위에 따른 수명의 가감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후대로 내려가면서 이 절대자는 태상노군太上老君, 원시천존元始天尊 등 인격화한 신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절대자 아래에서 선악 행위를 직접 감독하는 것은 사명신司命神, 혹은 사과신司過神이라는 신이었다. 삼태三台, 북두北斗, 삼시三尸, 조신竈神 등이 그에 해당한다. 사과신에 대한 믿음은 『태평경이나『포박자』 등 초기의 도교 경전에도 나타난다.
경신일庚申日 마다 밤을 새우며 축제를 벌이는 수경신守庚申이라는 풍속도 경신일마다 삼시충三尸蟲이 잠든 사이에 몸속에서 빠져나가 상제에게 잘못을 고하여 수명이 깎이게 되는 일을 막으려 한 데서 유래한다.
이 밖에도 삼관三官, 풍도酆都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신들이 인간의 잘잘못을 감찰하여 그에 상응하는 상벌을 더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도교의 윤리관은 송대宋代에 등장한 권선서勸善書들에서 명확해지면서 민간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권선서의 기원은 분명치 않으나 대개 남송南宋 때 성립된 『태상감응편太上感應篇』을 효시로 본다. 이후 명대明代에는 『공과격功過格」, 『음즐문陰騭文』, 『문제효경文帝孝經』, 『관성제군각세진경關聖帝君覺世眞經』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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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상감응편도설언해 조선 1852년 32.0 * 20.0cm, 2001년 구입, 구587 |
『태상감응편은 죄의 종류를 수백 가지로 분류하면서 큰 잘못은 12년, 작은 잘못은 100일의수명을 감소시키며, 선행을 많이 쌓으면 신선이 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공과격』은 각 선행과 악행에 따른 점수를 배당하고 1년에 한 차례 점검하여 점차 공을 늘이고 과를 줄이면 수명을 늘여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음즐문』은 인간의 운명이 문창제군文昌帝君의 보이지 않는 관장 하에 있으므로 꾸준히 선행을 쌓으면 복록을 받는다고 하였다. 이들 권선서에서 제시하는 선행은 충, 효, 신 등의 유교적 덕목과, 자비, 보시와 같은 불교적인 덕목 등 보편적인 인간의 도덕을 두루 포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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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신록, 조선 1880년 32.0*22.4cm 2004년 구입, 구401 |
우리나라에서 도교 권선서의 유행은 19세기에 두드러졌다. 『경신록언석敬信錄諺釋』, 『관성제군명성경언해關聖帝君明聖經諺解』, 『남궁계적南宮桂籍』, 『삼성훈경三聖訓經』, 『과화존신過火存神』, 『관성제군오륜경關聖帝君五倫經」 등 다양한 도교 권선서와 그 한글본이 등장하였다. 19세기 말에는 『각세신편팔감상목覺世新編八鑑常目』, 『공과신격功過新格』 등 독자적인 신서가 나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권선서들의 내용은 어렵지 않고 현세적이며 실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민간 대중의 환영을 받으며 그들의 도덕관념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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