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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자선당의 수난사와 온돌
 
“한국인의 방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난방방식이다” - 미국의 유명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 -
 
온돌은 한국 고유의 독특한 난방방식이고 온돌문화는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자리잡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보물이자 훌륭한 자산이다.
 
“한국인의 방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난방방식이다”라고 극찬한 이가 있다. 그는 미국의 유명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다. 현대 온돌의 역사를 논한다면  그를  빼놓을 수 없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그는 어떻게 온돌을 알게 된 것일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1916년 일본 도쿄의 제국호텔 설계를 맡아 일본에 건너가서 일본의 부호의 집에 머물렀다.
 
오쿠라 키하치로(1837-1928)
 오쿠라 키하치로는 1876년 강화도조약 체결과 함께 개항된 부산에 들어와 잡화점을 시작으로 금융(다이이치은행 조선지점), 건설, 압록강 벌목으로 떼돈을 벌어 조선의 문화재를 닥치는 대로 긁어갔던 인물이다. 그는 1914년 총독부가 식민통치의 치적을 홍보하는 조선물산공진회를 경복궁에서 개최하면서 궁궐 전각을 헐어낼 때, 테라우치총독을 설득하여 세자의 동궁(東宮)으로 사용되던 자선당(資善堂)을 뜯어가 도쿄의 자신의 집에 다시 세웠다. 감히 세자마마의 동궁을 일본으로 가져가 '조선관'이라 이름 붙이고 자신의 컬렉션을 전시하는 개인 박물관으로 사용한 것이다.
 
1914년, 건축가 프랭크 라이트는 마침 제국호텔(Imperial Hotel)을 설계하기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했다. 추운 겨울날 마침 신기한 방으로 안내되었는데, 프랭크는 오쿠라가 자선당을 옮겨놓은 조선관의 온돌을 운명처럼 접하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 라이트는 “이 방이 왜 이렇게 안락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국식 방(Korean Room)’이라는 답과 함께 그 원리를 설명 듣고 크게 감명 받았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기온이 갑자기 바뀐 것 같았다. 결코 커피 때문이 아니었다. 마치 봄이 온 듯 했다. 우리는 곧 몸이 따뜻해지고 다시 즐거워졌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훈훈함이 감돌았다. 눈에 보이는 난방시설도 없었고, 이것으로 난방이 되는구나 하고 바로 알 수 있을 만한 그 어떤 것도 없었다. 그건 정말이지 난방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기후적 사건이었다”(Gravity Heat. 1943)
 
라이트는 바닥을 데우는 난방방식을 가장 이상적인 난방방식으로 보고 태양열보다 좋은 난방이라고 극찬했다. 큰 감동과 영감을 받은 프랭크는 미국에 돌아가 1930년대 후반부터 주택을 설계할 때 처음으로 온돌식 난방을 적용했다 미국의 온돌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라이트는  자신이 ‘중력난방(Gravity Heat)’이라고 명명한 이 난방 기술을  자신이 설계한 약 30동(棟)의 단독주택에 적용했다. 온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의 온돌을 자신의 설계에 적용한 이 방식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미국 건축 틈새시장에 살아남아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 일본으로 강제적으로 옮겨진 자선당(資善堂)은 미국의 건축가 한명을 감동시켰고 이는 계량온돌이 탄생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경복궁 자선당 현재 모습
자선당은 어떻게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일본에서 조선관으로 불리웠던 자선당(資善堂)은 1923년 관동대지진 때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이후 기초석들만 오쿠라 호텔 정원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목원대 김정동 교수가 찾았다. 잊혀질 뻔했지만 김정동 목원대 건축과 교수가 1993년 도쿄 오쿠라 호텔 정원에서 그 유구를 찾아냈다. 오랜 협상 끝에 오쿠라 호텔은 삼성문화재단에 기증하는 형식으로 1995년 유구석 288개를 반환했다.  1999년 자선당은 복원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환수된 유구는 건축 자재로 쓰이지는 못했다.
 
경복궁 자선당 현재 모습
 
자선당의 수난사는 우리 근현대사를 대변한다.  온돌의 역사에도 남는 건물이 되었다. 경복궁을 가게 되어도 자선당을 놓치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 다음에 갈 때에는 꼭 자선당을 들러 보기를 권한다.
 
 

박찬화 기자  multikor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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