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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근 원장의 『신이 되고픈 인간들』 4폐허가 된 지구와 최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22세기

지난 1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우리SF영화 “정이”. 2090년대 지구는 급격한 기후변화와 AI와의 전쟁으로 지구는 폐허가 되고 인류는 우주에 새로운 터전 ‘쉘터’를 만들어 이주한다. 수십 년째 이어지는 AI와의 전쟁에서 여전사 ‘윤정이’는 수많은 작전을 승리로 이끌며 전설의 용병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고, 군수 A.I. 개발 회사 크로노이드는 그녀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AI 전투용병 개발을 시작한다. 정이의 딸 ‘윤서현’(강수연의 마지막 유작))은 성장하여 ‘정이 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힘쓴다. 

전투 AI를 만드는 거대한 회사 크로노이드 연구소의 연구소장은 전투용병 ‘정이' 개발에 성공해 회장에게 신임을 얻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결국 프로젝트의 실패로 엄청난 자본금을 회수하기 위해 모든 계획을 제로로 돌리려는 회장과 개발에 몰두하여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는 연구소장의 갈등은 극에 달하고, 딸 서현은 엄마 정이를 구하여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연구소장은 마지막에 AI임이 밝혀지고 회장은 결국 그를 죽여(회로를 폐쇄하여) 없애버린다. 소장은 이제까지 자신이 로봇인지조차 모르고 연구하고 그토록 자신의 계획에 열심이었다. 오직 회장만이 진실을 알고 그를 이용해먹고 있었는데 소장이 주제파악 못하고 너무 욕심 부리자 할 수 없이 그를 폐쇄시킨 것.

이 작품이 전달하는 많은 의미 중에서 특히 내가 주목하는 것은 AI연구소장의 욕망과 인간인 회장의 욕망이 충돌하는 부분이다. AI연구소장은 누가 뭐래도 프로젝트는 자신의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고, 그 성공을 통하여 복제인간 위에 군림하고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인인 회장까지 죽이려 한다. 결국 갈등의 본질은 저작권문제다. 연구소장은 내가 만들었으니까 내거다 이고, 회장은 이게 어떻게 니 꺼냐, 너를 누가 만들었냐? 니가 만든 것은 모두 내거다 라는 것. 

미래Ai세계,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 모습의 단면이다. AI로봇은 인간이 되고 싶은 거다. 그들도 인간처럼 모든 것을 가지고 누리고 부리고 섹스까지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인간 그자체가 되고 싶은 거다. 그들도 인간을 복제하여 그들을 위해 봉사하는 인간로봇을 가지고 싶은 것이다. 한 마디로 그들은 인간 그 자체가 되고 싶다. 

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해보자. 챗GPT에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을 써달라고 하거나, 미술작품을 완성시키라고 하고 그 결과물을 자기 창작물인 양 발표한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할까?

지금 창덕궁 옆에 있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4층에는 기묘한 그림들이 걸려 있다. 전시회 명칭은 ‘낭만적 아이러니’. 그중 노상호(37)의 신작들이 특이하다.

NOH SANGHO, THE GREAT CHAPBOOK 3, 2023 Oil on canvas 117 x 91 cm

“그림 생성 인공지능(AI)에게 주택가 이미지를 주면서 그 속에 춤추는 풍선 인형을 배치해 보라고 했더니 제가 상상도 못한 굴뚝에 얹어 놓더라고요. 또 눈사람 사진의 일부를 주고 나머지를 상상해보라고 했더니 이렇게 엄청나게 키워 놨어요. 하지만 AI의 결과물을 그대로 쓴 건 아니에요. 그걸 바탕으로 제가 편집을 하고 그 이미지를 화폭에 제가 에어브러시로 그린 것이죠.” 작가는 설명했다. 그가 사용한 AI 프로그램은 달리(Dall-E)2와 미드저니(Midjourney)다.(한 마디로 그림 로봇 이름)

AI 프로그램 달리(Dall-E)2

작가는 “AI가 다 하는 것이 아니고 내 신체를 매개로 한 것”이라며 “에어브러시를 쓴 것도 내 손길이 직접 닿은 건 아니고 그렇다고 안 들어간 것도 아니라서 AI를 쓰는 작업 방식과 통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작업을 AI와의 협업 작업이라고 불렀다. “왜 이러한 디지털 세상에서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리는가 생각하다가, 우리는 결국 중간적인 상태로 사는 것이 아닌가, 완전히 디지털화되지도 않고 완전히 아날로그이지도 않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 세상이 완전히 메타버스화되지 않는 한 그렇지 않겠는가. 그러한 중간적인 우리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라고 설명했다. 노 작가 외에도 순수예술계에서 AI와 협업하는 작가들이 국내에도 이미 많다.  

이런 발전 속도라면 AI가 협업의 대상을 넘어 아예 인간 예술가를 대체하게 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미디어 아티스트인 강이연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주로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여러 참고 이미지를 찾을 때 이제는 AI에게 물어보는 것이 편리하며,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이미지 참고물을 가져다 준다고 했다. AI는 이미 인간 예술가들과 공존 협업하는 시대가 되었다.

국내 저작권법은 다른 사람의 생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소설, 시, 논문, 강연, 사진, 비디오 등을 원작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베끼거나 남에게 보여주는 행위를 처벌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려면 우선 챗GPT가 저작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AI가 독자적으로 그린 미술 작품 '파라다이스로 가는 입구'

지난해 2월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은 AI가 독자적으로 그린 미술 작품 '파라다이스로 가는 입구'의 저작물 인정 소송에서 '인간'의 창작물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저작물로 등록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챗GPT가 쓴 추리소설을 그대로 책으로 낸다고 해도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챗GPT가 만든 창작물은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어서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이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다음 장에서 하기로… to be 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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