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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의 「커피와 차의 오글오글한 이야기」 유기농 커피, 인스턴트 커피

유기농 커피 재배, 많은 노력 필요
좁은 참호 속 병사들, 뜨거운 물만 붓고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에 위안

 

요즘은 자연 친화적인 식재료, 즉 유기농을 선호하는 시대입니다. 유기농이라고 이름 붙으면 그 값이 비싸집니다. 그럼 커피에도 유기농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식물을 기르고 생산하는 일에 일체의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서 생산된 물질로만 키우는 방식이 유기농 재배 방법입니다. 

그러나 커피나무는 백프로 유기농으로 키울 수는 없습니다. 말타리온, 육염화 벤젠 등의 유독성 농약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작물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병충해에 대한 내성을 점차 키워나가면서 보다 질 좋은 커피체리를 수확하는 것이 유기농 커피입니다. 커피나무를 심을 때 그늘을 만들어줄 키 큰 나무들을 함께 심고, 퇴비를 사용하며 나무 밑에 볏짚을 깔아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등 유기농 커피 재배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유기농 커피 프렌차이즈인 팅크커피, 카페데베르, 카페다

멕시코, 라오스 에티오피아, 페루, 브라질 등 40여 나라에서 연간 십만 톤의 유기농 커피가 생산되고 있는데, 각국에 서는 나름의 인증 마크를 붙여 차별화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기농 커피 프렌차이즈가 있는데 팅크커피, 카페데베르, 카페다 등이라는군요. 

그런데 실은 유기농 커피와 일반 커피와의 차이점은 그렇게 현저하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유기농 커피라는 인증을 받기가 너무 까다롭고, 비용도 비싸서 소규모의 농원들은 키우고 싶어도 포기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아주 놀라운 유기농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미 커피 생산지로 유명해진 베트남의 이웃에 있는 나라 라오스. 라오스의 커피 재배는 1920년부터 시작되어 백여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다른 나라의 역사에 비하면 짧지만 라오스의 커피는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라오스 남부의 대표 도시 팍세에서 북쪽으로 좀 더 가면, 팍송이라는 곳이 있는 데 이곳에 커피 생산의 최적지가 있습니다. 해발 1200여미터의 볼라벤고원이 그곳인데, 비옥한 화산토와 풍부한 강수량과 높은 고지대가 커피 생산의 최적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의 커피 농장들은 얼핏 보면 마구 자란 밀림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자란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커피나무의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강수량까지 조절하고 있어 일부러 애쓰지 않아도 최적의 유기농 커피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토종 커피 브랜드의 이름을 시누크라고 하는데 2007년 만들어진 이곳은 라오스 전역 으로 지점을 확대하고 있고 여행자들의 커피 구매가 많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가격에 비해 맛은 뛰어나서 -라오스의 착한 유기농 커피-라고까지 불립니다. 커피 산업은 점차 라오스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수입량이 늘어간다고 하니 한 번 맛볼만합니다.

라오스에서 커피가 생산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원두보다도 인스턴트 커피를 사온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인스턴트 커피가 훨씬 다양한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요. 인스턴트 커피는 가공 과정에서 원두 커피콩보다 많은 풍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인스턴트 커피란 대체 무엇일까요? 커피콩을 로스팅하면 2주 정도 지나면서 산패하기 때문에 보관 방법을 고심하다 만들어진 것이 인스턴트 커피입니다. 

1901년 전미 발명전에 -녹는 커피-라는 이름으로 획기적인 커피파우더가 등장했습니다. 일본의 화학박사 카토 사토리가 용해 방식으로 제작했는데 별다른 호응도 얻지 못했고 상업화에도 실패했습니다. 그후 조지 워싱턴이란 사람이 커피 증기가 식으면서 알갱이가 엉기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서 특허를 내고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거기에는 전쟁이 큰 몫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반응이 좋지 않았으나, 군납에 성공하자 인스턴트 커피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요. 1차 세계 대전의 와중에서 병사들은 좁고 불편한 참호 속이었지만,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에 커다란 위안을 얻었습니다. 커피 향기는 그리운 집의 향기나 다름 없었고, 고독과 공포를 잊게 해주었다고 후일 병사들은 회고했습니다. 원두커피 추출의 과정을 생략하면서도, 풍미는 더 좋은 인스턴트 커피가 군인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높았을지 상상이 됩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로부스타 종과 하급품의 아라비카 원두로 만들어집니다. 원두를 볶아서 냉각하고 분쇄한 다음, 열탕을 통과시켜 추출액을 받아 원심 분리기를 돌린 다음 불순물을 제거. 다시 열풍에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만들어지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 뒤 인스턴트 커피가 만들어 집니다. 쉬운 작업이 아니지요. 그런데 맛이 일정하지 않고 향 또한 별로 없어 인공향을 첨가하게 됩니다. 모카나 헤이즐넛 등의 향미를 풍부하게 사용하여 원두를 능가하는 맛을 만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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