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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일본 최대 신사, 야스쿠니 신사를 다녀오다

고대 일본인들은 나무나 산 혹은 바위 등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신성시하는 성향이 있었다. 이러한 자연물에 대한 숭배가 종교로 발전한 애니미즘의 형태가 되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선조를 신으로 모시는 종교로 변화하는데 이것이 일본의 신도가 시작된 배경이라고 한다. 

신도神道는 일본 고유의 토착 신앙이자, 자연 종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신도가 일본인들의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는 모습이 바로 신사神社인 것이다. 현재 일본 내에는 공식적인 집계로만 약 8만 5천개 이상이 있으며, 실재로는 더 많은 수의 신사가 존재한다고 한다. 숫자만큼이나 이러한 신사에서 모시는 신神 역시 매우 다양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교토의 문화재, 우지가미 신사 (출처=위키백과)

일본 최초의 신사는 교토시에 위치한 우지가미宇治上 신사神社라고 하며 약 1,060년경에 세워져 가장 오래된 신사이다. 일본 도쿄에도 여러 신사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도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하는 야스쿠니 신사가 있다. 

일본에 있는 여러 신사 중 정치적 논란이 늘 있는 곳이라 언론인으로서 꼭 방문해보고 싶었던 신사이기도 하다.

오전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야스쿠니 신사를 향해 출발했다. 요즘 일본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 많이 쉬워진 것 같다. 구글 맵을 이용해 네비게이션을 켜면 한글로 된 지명이 나오고 최단거리와 비용을 알려주어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일본 지하철의 한글 안내와 모습

숙소 부근에 있는 신주쿠산초메 역으로 걸어 이동한 후 지하철 티켓을 구매하고 바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지하철 티켓 구매기계에도 한글로 된 안내가 나와서 구매는 그리 어렵지는 않았고 지하철 안에서도 도착하는 역마다 한글로 표시를 해주어 한국의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에도 성과 이를 둘러싼 해자의 모습

3개의 역을 지나 도착한 곳은 구단시타 역으로 이곳에서 내려 구글 맵을 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단시타 역에서는 야스쿠니 신사까지 약 200여 미터가 떨어져 있어 길을 걸었는데 도중에 커다란 성이 보였다. 

 

에도 성 입구 모습
에도 성 안에 위치한 일본 무도관의 전경

이곳은 에도 성으로 지요다 성으로도 불리고 있는데 성 외곽은 해자로 되어 있었다. 이곳은 당시 에도 막부 쇼군의 거처였으며, 최고 정무기관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일본 무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기에 잠시 둘러보았다. 

 

야스쿠니 신사 입구 쪽 거대 도리이 모습

드디어 도착한 야스쿠니 신사에는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했고 그 규모가 상당했다. 나를 처음 맞이한 신사의 건물은 바로 높이 솟은 도리이였다. 이 도리이는 신교(神敎)문화에서 신성한 곳임을 알리는 솟대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교는 유·불·선 등 현재 지구촌 모든 종교의 모태이며 인류 창세 역사 시대의 원형문화로 우리 한민족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 도리이 양 옆에는 한 쌍의 코마이누こまいぬ [狛犬]가 자리하고 있었다. 

 

도쿄의 하나노조 신사를 지키는 고구려 개, 코마이누의 모습

코마이누는 '高麗こま'에서 온 개라는 뜻으로 대부분의 신사神社じんじゃ 입구에 있으며 벽사(辟邪)를 위해 정면을 바라보며 쌍으로 놓여 있다. 

 

아阿형 코마이누는 입을 벌리고 있고 훔吽형 코마이누는 입이 닫혀 있다.

최근 한국에서 방영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오는 ‘다이진’과 ‘사다이진’이라는 두 고양이의 원형을 영화 감독은 일본 신사의 코마이누에서 가져왔다고 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의 기억 속에서 당시의 아픔과 관심들이 사라져 가는 것을 보고 ‘이를 늘 상기하며 그 때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일본 신화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일본에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일본 땅 밑에 있는 ‘미미즈’라는 파괴의 엄청난 기운(신화에는 엄청나게 큰 메기처럼 표현되었다)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가 어느 한계가 되면 땅으로 기울어 떨어지는 데 그때 지진이 난다고 한다. 그런 파괴의 기운을 막기 위해 두 개의 요석을 박아 놓는데 두 요석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파괴의 기운을 가진 미미즈가 이 세상에 대재앙을 일으키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일본의 메기 신화와 요석, 이미지 출처=FISHILLUST.COM

영화 속의 두 요석이 바로 코마이누를 표현한 것으로 일본의 신사나 절에 가면 코마이누 한 쌍을 볼 수 있다. 일본의 모든 신사는 예외 없이 두 마리 개 코마이누, 즉 고구려개가 지금도 지키고 있다.

 

아阿형 코마이누는 입을 벌리고 있다.

코마이누(狛犬)는 아阿와 훔吽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아阿형 코마이누는 입을 벌리고 있고 훔吽형 코마이누는 입이 닫혀 있다. 아阿는 모든 시작을 의미하고 훔吽은 모든 끝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아훔의 한 쌍으로 시작과 끝,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훔吽형 코마이누는 입이 닫혀 있다.

한국에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의 경전인 천부경이 있는데, 81자로 구성된 이 천부경이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해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나는 것을 보면 코마이누 역시 한민족의 신교 문화가 신사와 함께 하나의 문화 형태로 드러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81자의 천부경 모습

이곳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을 위한 일본 전쟁 기념 시설로, 일본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곳이라 한다. 일본이 1853년 이후 일으켰던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태평양전쟁 등에서 사망한 246만 명의 넋을 기리고, 그들에 대한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의 위패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나름대로는 선조의 넋을 기리기 위한 공간이라지만, 국제 정치 속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늘 큰 논란이 되어 왔고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새해가 되거나 특별한 기념일에 일본의 정치인들이 이곳을 참배하는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하기도 한다. 

 

야스쿠니 신사 본전

하지만 일본인들은 이곳 야스쿠니 신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일본의 언론을 통해 살펴보면,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국권을 위해 희생한 인물들을 기리고 있고, 일본의 국민적인 정신과 전통 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런 내용들 때문에 일본에서는 야스쿠니 신사를 국가의 상징이라 여기며, 많은 시민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경외하며 참배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하고 있는 일본인의 모습

야스쿠니 신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역사 문화인식의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며 진실을 외면한 상황에서는 어쩌면 서로의 인식 간격만이 커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상의 모든 것에는 공功과 과過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신사 전체를 둘러보며 여러 생각들이 일었지만 그냥 사진으로만 담기로 하고 몇 컷을 남겨 본다.

 

김만섭 기자  kmslov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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