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출신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월 21일 “국내 언론은 물론 역사 기관들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을 위서 논쟁으로만 몰고 가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항명 행위”라고 주장했다.
역사학자 출신임을 자임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이 지난 21일 SNS를 통해 내놓은 주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을 두고, "위서임을 몰라서 질문한 것이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가 하면, 이를 비판하는 언론과 학계를 향해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는 해괴망측한 단어를 사용했다.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의 국회의원이자 역사학자의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1. 대통령을 '위서론자'로 낙인찍는 것이 진정한 '쉴드'인가?
김 의원은 대통령이 이미 『환단고기』를 위서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전제를 깔고 발언을 해석했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의 순수한 역사적 문제의식과 국정 철학을 자신의 좁은 학문적 잣대 안에 가두는 오만한 태도라 할 수 있다.
김 의원이 스스로 매불쇼에 출연해 언급했듯, “명백한 위서”라는 판단은 어디까지나 그의 개인적 견해일 뿐이다. 역사학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러한 판단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며, 복잡한 역사 문제를 함부로 재단할 권한 역시 누구에게도 없다.
이는 자칭 ‘역사덕후’를 내세우며 라이브 방송에서 단정적인 주장을 쏟아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편협한 역사관과 다르지 않다. 그러한 제한된 시각으로 대통령의 역사관과 문제의식을 재단하려는 시도는 중단되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은 김 의원의 주장처럼 ‘위서임을 알고도 던진 유도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발언은 스스로 『환단고기』를 접했거나 읽어본 입장에서, “왜 이런 역사가 끊임없이 위서 논쟁에 휩싸여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다.
이는 식민사학의 틀에 갇힌 기성 학계에 대한 문제 제기이자, 우리 역사 인식의 주체성을 되찾으라는 경종으로 보는 것이 더 상식적이다. 그럼에도 이를 두고 “위서인 줄 알고 물었다”고 단정하며 방어에 급급한 김 의원의 태도야말로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축소하고 곡해하는 이러한 태도는 비판을 넘어,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결여된 ‘불충(不忠)’에 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2. 학문적 비판이 '항명'이라면, 여기가 북한인가?
가장 경악스러운 대목은 언론과 역사 기관의 반응을 '대통령에 대한 항명'으로 규정한 부분이다. '항명(抗命)'은 군대나 엄격한 위계 조직에서나 쓰이는 단어다. 학문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특정 사서에 대한 진위 논쟁과 학술적 비판이 어떻게 통치권자에 대한 거역이 될 수 있는가?
이러한 논리는 역사 연구를 권력의 입맛에 맞추라는 강요이며, 대통령을 무오류의 절대자로 상정하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다. 김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어떤 역사학자가 권력의 해석과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는가. '항명'이라는 단어 선택은 김 의원 본인이 얼마나 독재적인 발상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할 뿐이다.
역사 앞에 겸허하고 정치 앞에 당당하라
김준혁 의원에게 충고한다. 대통령의 뜻을 제멋대로 해석하여 재야사학에 멍울을 지게 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지 마라. 민주당 내에 인물이 없어서 이런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을 역사 전문가로 대우하는 것이냐는 국민의 냉소적인 시선을 직시하라.
진정한 '주체적 역사 연구'는 정치권의 가이드라인에 맞춘 곡학아세(曲學阿世)가 아니라, 편견 없이 모든 사료를 검토하고 우리 민족의 시원을 찾아가는 진실한 탐구에서 시작된다. 김 의원은 더 이상 '항명' 운운하며 민주주의와 역사학을 동시에 모독하지 말기를 바란다.
![]() |
| 매불쇼에 나온 김준혁 의원과 기경량 교수 투샷 |
김준혁 의원이 자신의 SNS(페북,블로그 등)에 올린 글 전문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연구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은 그것이 '위서'임을 몰라서 질문한 것이 아니다. 역사기관에서 고대사를 제대로 연구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그런데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국내 언론은 물론, 역사기관들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을 위서 논쟁만으로 몰고 가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항명 행위라 할 수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독도 왜곡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라고 만든 기관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동북아역사재단이 제대로 된 대응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의중은 바로 여기에 있다.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뉴라이트적 사관을 갖고 있는 역사기관장에 대한 경고이며, 해당 기관이 보다 열정적 자세를 갖고 주체적이며 객관적인 역사연구에 매진해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한韓문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문국’ 망령의 부활인가… 남원문화원은 누구를 위한 역사를 가르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