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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슬 맺히는 ‘한로’…깊어가는 가을, 수확과 나눔의 계절10월 8일 한로 맞아…추수로 분주한 들녘과 추어탕에 담긴 세시풍속
동지로부터 시작하는 24절기 가운데 스무번째 절기인 한로

10월 8일은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다. 들녘에서는 한 해 동안 가꾼 곡식을 거두고, 산과 숲에서는 단풍이 짙어지는 때다. 여름새가 떠나고 겨울새가 찾아오는 자연의 변화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린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월력요항에 따르면 올해 한로는 10월 8일 오후 3시 29분에 든다. 한로는 추분과 상강 사이에 놓인 절기로, 통상 입춘부터 세면 24절기 가운데 열일곱 번째, 동지부터 세면 스무 번째에 해당한다. 

한로라는 이름에는 차가워진 공기와 이슬로 계절의 변화를 읽었던 옛사람들의 관찰이 담겨 있다. 이 무렵 농촌에서는 추위가 더해지기 전에 수확을 마무리하려고 추수와 타작에 일손을 모았다. 여름의 생장이 가을의 결실로 이어지는 시기인 만큼, 한로는 농경사회에서 중요한 계절의 이정표였다. 

농사에서는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둘 때를 아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달의 차고 기우는 주기를 따르는 음력만으로는 계절의 흐름을 일정하게 짚기 어려웠기에,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나눈 24절기가 농사 시기를 판단하는 데 쓰였다. 우리 전통 역법은 달의 주기와 태양에 따른 계절 변화를 함께 반영하는 태음태양력이다.

한로의 풍속은 가을 밥상에도 남아 있다. 한로와 다음 절기인 상강 무렵에는 제철 음식인 추어탕을 즐겼다. 여름을 지나 살이 오른 미꾸라지를 끓여 먹으며 농사일로 지친 몸을 돌보던 음식문화다. 기상청의 절기 자료도 이 시기 추어탕을 먹는 풍속과 함께, 『본초강목』에서 미꾸라지를 양기를 돕는 음식으로 설명했다고 소개한다. 이는 미꾸라지를 보양 식재료로 여겼던 전통적 인식을 보여준다.

추어탕에 관한 기록은 조선 후기 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책에 미꾸라지와 두부를 이용한 ‘추두부탕(鰍豆腐湯)’이 기록돼 있다고 설명한다. 미꾸라지는 가을철 별미로 널리 이용됐으며, 오늘날에는 양식을 통해 계절에 관계없이 즐기는 음식이 됐다. 

전해지는 농촌 풍속에는 추수가 끝나갈 무렵 논의 물을 빼고 도랑을 손질하면서 미꾸라지를 잡아 국을 끓여 나누던 이야기도 있다. 수확의 기쁨과 한 끼의 음식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모습에서 가을 먹거리가 지닌 공동체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찬이슬이라는 짧은 이름 속에 한로는 자연의 변화와 농사의 때, 제철 음식을 나누던 생활문화를 함께 담고 있다. 곡식을 거두고 겨울을 준비하던 이 절기는 오늘날에도 계절의 흐름을 돌아보게 하는 가을의 이정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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